후진타오 “최근 문화계 문제있어”
정부, ‘도덕주의적 검열’ 본격화
정부, ‘도덕주의적 검열’ 본격화
중국 지도부가 ‘저속한’ 대중문화를 겨냥해 ‘문화혁명’에 나서고 있다.
“중국 문화계에 퍼진 범속·저속·세속영합주의(3속)를 결연히 제압해야 한다”는 후진타오 국가주석의 발언이 지난달 말 <신화통신>에 보도된 뒤 고위 관리들과 관영 언론들이 일제히 ‘반3속’ 운동에 나서고 있다.
차이우 문화부장은 6일 “중국에서 매년 400여편의 영화와 수백편의 텔레비전 드라마가 나오지만 그중 몇편이나 고전으로 인정될 수 있겠느냐”며 문화계의 저속한 풍토를 비판했다. 차 부장은 “문화는 소프트파워”라며 “문화 발전을 통해 경제발전의 품질과 품격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에 따라 일부 작품과 배우들이 공격을 받고 있다. 최근 종영된 드라마 <홍루몽>에서 여주인공 임대옥이 옷을 벗은 채 죽음을 맞이한 장면에 대해 <인민일보>가 “저속한 유행요소로 원작의 예술정신을 전복시켰다”고 비난했다. 6일 <글로벌 타임스>는 여성적인 복장을 하고 성적으로 대담한 내용을 공연하는 코미디언 샤오선양을 비판했다. 올해 들어 텔레비전 공개구혼 프로그램들이 부와 물질주의를 과시하는 출연자들의 거침없는 발언으로 큰 인기를 끌자, 중국 당국은 6월부터 검열조처를 가동해 최근 이를 도덕주의적인 내용으로 탈바꿈시켰다. 지난 3일부터 한달 동안 베이징에선 국가 예술단체들이 모여 우수 프로그램을 공연하는 행사도 열고 있다.
홍콩 <명보>는 “최근 여러 정황을 볼 때 중국이 새로운 도덕운동을 시작하고 있다”며 “저속 문화의 범람은 현재 중국 사회의 도덕적 곤경을 보여주며 개혁의 중점 과제로 등장했다”고 보도했다. <비비시>(BBC)는 6일 “세계 양대 경제대국이 된 중국 지도부가 소프트파워와 국가의 문화적 영향력에 신경을 쓰기 시작한 것”이 최근 문화운동의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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