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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중국 한류 찬반 논쟁

등록 2005-06-19 17:14

 중국 베이징의 한 디브이디 가게에 진열된 해적판 한국 드라마들. <대장금>은 전질이 180위안(약 2만3400원)에 팔리고 있다.
중국 베이징의 한 디브이디 가게에 진열된 해적판 한국 드라마들. <대장금>은 전질이 180위안(약 2만3400원)에 팔리고 있다.


“중국 제작자 수준 높일 계기”

중국에서 ‘한류’에 대한 찬반 논쟁이 일고 있다.

논쟁의 계기가 된 건 지난 13일 상하이에서 막을 올린 제11회 상하이 텔레비전제 개막식날 중국에서 내로라하는 드라마 제작자 20명이 상하이 원광 신문매체집단드라마중심이 주최한 ‘텔레비전 드라마 소재와 시장’ 토론회에 참석해 중국 텔레비전에서 한국 드라마와 한국 가요의 방영 시간을 제한해 달라는 요구를 내놓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지난해 중국에서 생산된 텔레비전 드라마는 1만2000회 방영분에 해당하는데, 황금시간대에 해당하는 건 5000회 방영분에 지나지 않았다”며 “외국 드라마를 틀지 않더라도 7000회 방영분은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데, 황금시간대를 잠식해 들어오는 한국 드라마가 점점 늘고 있어 자신들의 생존 기반이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 유명TV제작자
“별것도 아닌 ‘대장금’에 시청자들이 빠져 들고 있다”

중국언론 논평 “시장 제한요구 자신감 부족”

이날 토론회에서 중국 제작자들은 한국 드라마에 대한 가시돋힌 말들을 쏟아냈다. 장창 베이징 쯔진청(자금성) 영상공사 대표는 최근 중국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대장금>을 두고 “내가 볼 때 제작 수준이 우리(중국 드라마)보다 결코 높지 않았는데, 내 마누라와 딸들은 바보처럼 여기 빠져들고 있다”고 불평했다. 어느날 밤엔 자신의 아내가 <대장금> 마지막회를 보고 있다가 디브이디판이 불량이어서 볼 수가 없게 되자, 석사 학위 소지자인 아내가 ‘당장 끝까지 다 보지 않으면 안 되겠다’며 그 한밤중에 디브이디판을 바꿔다 달라고 했다는 것이다. 그는 “중국 드라마는 엘리트 문화의 성격이 짙으나 한국 드라마는 우상을 만들어내는 성격이 강하다”며 “이전에 ‘우상’ 문화를 너무 천시하지 않았나 하는 자기 반성도 하고 있다”며 말을 맺었다.

<진시황> 등 대형 드라마를 제작한 유명 제작자 옌젠강은 “한국 드라마 한편의 제작 원가는 150만~200만위안(약 2억~2억6000만원), 심지어 300만위안(약 3억9000만원)에 이르러 중국 주요 드라마 제작 예산의 2~3배”라며, “이런 상황에서 중국 드라마 제작자들은 다른 기교와 역량을 발휘해 자금상의 불리함을 이겨낼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중국 드라마 제작자들의 이런 한류 비판에 대해 <쓰촨일보>는 15일 논평을 통해 “한국 드라마의 우수한 질을 따라잡기 위해 도전해야지, 시장 경제 시대에 다른 제품이 시장을 잠식했다고 인위적인 제한을 가하려는 건 배짱이 부족한 태도”라고 비판했다. 논평은 “중국 드라마는 ‘너 죽고 나 살기 식의 궁중 투쟁극’ 아니면 현실감이 떨어지고 가식이 많은 스타 드라마인 데 반해, 한국 드라마는 일상생활을 잘 그러내 자연스럽고 진실되며 부드럽고 섬세하다”고 평하면서 “한국 드라마의 ‘침입’이 가져온 압력을 중국 드라마의 수준 향상의 동력으로 전환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베이징/글·사진 이상수 특파원 lees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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