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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중 교과서 ‘루쉰 지고 위화 뜨다’

등록 2010-09-08 21:11

‘현실비판’ 문학 퇴출…‘중국 과시’ 작품 대체
9월 중국의 새 학년 개학을 맞아 중국 각 지역에 도입된 초·중·고용 개정 국어 교과서에서 루쉰의 작품들이 대거 퇴출돼 논란이 일고 있다.

국어 교과서에 해당하는 어문 교과서에서 이번 학년부터 루쉰의 <아큐정전> <약> <류허쩐군을 기념하며> 등과 차오위의 희곡 <뇌우>(雷雨), 주쯔칭의 <아버지의 뒷모습> 등 20여편의 작품이 사라졌는데, 이중 상당수가 사회적 비판의식이 강한 ‘이데올로기적’ 작품들이다. 특히 루쉰의 작품들이 가장 많이 삭제돼 ‘루쉰 대퇴출’이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1921년 발표된 루쉰의 <아큐정전>은 봉건왕조가 멸망하는 신해혁명 시기를 배경으로 중국사회의 모순을 신랄하게 파헤친 작품이다. 대신 새로 실린 글 가운데는 중국의 대표적 현대 소설가 위화의 <18세에 집을 나가 멀리 떠나다> 등도 있지만, 유인우주선 선저우 6호의 발사에 대한 <우주로 향하는 항로>나 홍콩 반환에 대한 <안녕, 브리타니아> 등 중국의 부상을 강조하는 글들도 들어 있다.

이에 대해 장쑤성의 교과서 편찬 담당자는 “더는 이데올로기가 교과서 수록을 결정하는 잣대가 될 수 없다”며 “어문 교재는 순수하게 어문과 인문 차원에서 가르침을 줄 수 있는 작품을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 “많은 글들이 현재에 와서는 의미를 잃었으니 마땅히 바꿔야 한다”는 지지글도 많다.

하지만 “왜 루쉰 선생의 이렇게 좋은 글들이 쫓겨나야 하나?” “학생들에게 선혈이 뚝뚝 떨어지는 인생을 직면하도록 하기 어려운 것이냐?”는 반론도 많다고 <광저우일보>는 전했다. 작가 리쿤은 온라인에 올린 글에서 “새로 추가된 글의 상당수는 사회 현실을 대담하게 폭로하기를 회피하는 작품들”이라며 “아큐가 누구의 모순을 공격한 것인지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고 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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