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조작·뇌물 등 비리 드러나
중국 정부의 축구계 비리 수사로 감춰져 있던 중국 축구계의 고질적 문제들이 폭로되고 있다.
베이징 공안 당국이 이달 초 셰야룽 중국축구협회 전 부주석 등을 체포해 조사를 벌이면서, 축구협회 고위간부들의 뇌물수수와 승부조작 파문이 연일 중국 언론을 달구고 있다. ‘용왕’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중국 축구계를 좌우하던 셰야룽 전 부주석은 현재 선양구치소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젊은 축구선수들이 국가대표가 되려면 축구협회에 최소 10만위안(약 1720만원)의 뇌물을 바쳐야 하고, 축구협회 지도부가 중국 국내 대회는 물론 외국심판들까지 매수해 국제대회 경기 결과까지 조작하기도 했다고 중국 언론들은 전했다. 지난해 9월30일 중국 국가대표팀이 아프리카 보츠와나 대표팀에 4 대 1로 승리한 뒤 보츠와나축구협회 내부에서는 ‘감독이 중국으로부터 7만달러를 받고 중국팀에 져줬다’는 소식이 나와, 보츠와나 축구협회가 국제축구협회에 이를 고발하는 일도 있었다는 것이다.
2007~2008년 셰야룽 부주석은 국가대표 선발 자격 심사를 책임지면서 실력 있는 선수들을 제쳐놓고 무명의 선수들을 갑자기 국가 국가대표로 뽑았다. 축구계 관계자는 “당시 국가대표가 된 선수들은 모두 셰야룽이 직접 이름을 명단에 올린 뒤 코치에게 명단을 내려보내 들어온 것”이라며 “국가대표 자리를 얻으려면 최소 10만위안, 일부는 30만위안을 냈고 이렇게 받은 돈은 축구협회 고위 임원들이 나눠 가졌다”고 말했다고 홍콩 <명보>가 전했다.
공안 당국은 축구협회 임원들이 뇌물을 받고 축구협회가 파견한 심판을 보내 뇌물을 준 팀이 이기도록 해준 뒤 해당 심판과 임원들이 뇌물로 받은 돈을 나눠가진 사례 등도 적발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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