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장 “다시 댜오위다오 갈것”
일본이 중국인 선장을 석방한 뒤에도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열도) 긴장’의 먹구름은 여전히 중-일 관계를 뒤덮고 있다.
영해침범 등의 혐의로 일본에 구속됐다 석방된 중국인 선장 잔치슝(41)이 25일 새벽 중국 정부가 마련한 전세기편으로 귀국한 직후, 중국 외교부는 성명을 내고 일본의 ‘사과와 배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장위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댜오위다오와 부속 도서는 오래 전부터 중국 고유의 영토”라며 “중국 어선과 선원 구금과 조사를 포함한 일본의 모든 사법절차는 불법이고 효력이 없으며 일본은 이번 사건에 대해 반드시 사과하고 배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 외무성은 곧바로 담화를 내고 이를 거부했지만, 중국 외교부는 25일 밤 또 한번 사과와 배상을 요구하며 강경 자세를 누그러뜨리지 않았다. 이에 간 나오토 일본 총리는 다시 26일 “센카쿠열도는 우리나라 고유의 영토다. 사죄, 배상은 생각할 수도 없고 전혀 응할 수도 없다”고 밝혔다.
간 총리는 이날 “중국도 전략적 호혜관계를 심화시킨다는 자세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며 중일 양국이 냉정히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아사히신문>은 25일 일본이 중일 총리회담을 추진중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중국이 선뜻 응할지는 불투명하다.
중국은 이번 기회에 강경한 태도를 보여줌으로써, 댜오위다오 영유권 분쟁 문제와 중일 관계에 대해 새로운 카드를 확보하려 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고위급 교류 중단과 희토류 수출 중단, 군사 시설을 촬영한 일본인 연행 등 강경 조처들을 취한 중국은 댜오위다오 분쟁에서 발언권을 강화하면서, 시간을 두고 물밑 대화를 통해 관계 회복에 나서는 강온 병행전략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석방된 선장 잔치슝은 중화권에서 ‘민족의 영웅’ 대접을 받고 있다. <중국중앙텔레비전>(CCTV)은 그가 “댜오위다오는 중국의 영토”라면서 “조만간 다시 댜오위다오로 고기를 잡으러 갈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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