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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류샤오보 옥중 노벨평화상중국 통제속 ‘조용한 파문’

등록 2010-10-10 19:49수정 2010-10-11 08:35

중국 언론, 수상사실 ‘침묵’…아내 면회내용도 안 알려
유일하게 보도한 온라인 경제신문 사이트 접속 차단돼
누리꾼들 ‘다이너마이트상’ 표현 바꿔쓰며 소식 올려
‘옥중의 노벨평화상 수상자’ 류샤오보(사진)가 10일 아내 류샤를 만났다. 류샤는 이날 수감중인 남편 류샤오브를 면회했다고 자신의 트위터에 글을 올렸다고 <에이피>(AP) 통신은 전했다. 류샤는 남편이 교도소 관계자에게 이미 노벨평화상 수상 소식을 들은 상태였으며, 자신을 만나자 눈물을 흘렸다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류샤오보가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8일 이후 류샤는 공안에 이끌려 종적을 감춰왔다.

중국 당국은 류샤오보의 노벨평화상 수상에 대해 침묵과 분노를 강요하고 있지만, 여론에는 조용한 파문이 일고 있다. 중국 언론들은 10일까지도 류샤오보의 수상 사실 자체를 전혀 보도하지 않고 있다. 다만 관영 <환구시보>는 9일 사설에서 “노벨위원회가 범죄자 류샤오보에게 평화상을 줌으로써 명예를 실추했다”며 “노벨평화상이 반중 목표에 복무하는 정치적 도구로 전락했다”고 맹렬한 비난에 나섰다. 이번 시상이 ‘중국을 뒤흔들려는 서구의 음모’라는 선전전에 나선 셈이다.

이런 가운데 유일하게 온라인 경제신문인 <경제시보>가 9일 류샤오보의 노벨상 수상과 08헌장, 투옥, 천안문 민주화 시위 참가 등에 대해 보도하자, 550개가 넘는 댓글이 달리며 편집진의 용기 있는 결정을 격려했다. 하지만 9일 밤부터 이 사이트 접속은 차단됐다.

중국 당국의 통제와 검열, 민주화운동에 대한 무관심 등으로 대부분의 일반인들은 류샤오보의 수상 사실 자체를 알지 못하는 상태지만, 이번 수상이 중국 사회 한편에 균열을 내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누리꾼들은 당국의 검열을 피해 저마다의 방식으로 류샤오보의 수상 소식을 전하고 있다. 한 누리꾼은 노벨이 다이너마이트 발명자라는 점에 착안해 노벨평화상을 ‘10월8일 다이너마이트 상’이라는 표현으로 바꿔 쓰며 류샤오보의 소식을 올리기도 했다.

중국의 민주화 운동가들과 지식인들은 이번 상이 류샤오보 개인만이 아닌 중국 민주화 운동의 중요한 사건이라고 환호하면서도, 단시일 안에 중국에 변화를 가져오지는 않을 것이라며 조심스러운 반응이다. 톈쩌경제연구소 마오위스 이사장 등 중국 지식인 7명은 외국에 서버를 둔 웹사이트 보쉰에 공동서한을 올려 류샤오보의 수상이 “중국의 평화적 변화를 위한 희망과 지지를 주었다”며 “류샤오보는 중국의 비폭력 지도자”라고 평가했다. 저명한 에이즈인권운동가 후자의 아내인 쩡진옌은 “중국의 정치적 환경이 너무 비관적이기 때문에 상 하나만으로 바꾸기는 너무 어렵다”며 “민주주의를 위한 유일한 희망은 시민들이 권리를 깨닫고 투쟁하기 시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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