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전 사고 갱도서 가스폭발 26명 숨져…“칠레와 비교된다” 성토
칠레 광부들의 기적 같은 생환에 뒤이어 일어난 중국의 탄광 참사가 중국인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안기고 있다.
16일 오전 허난성 위저우시의 핑위석탄전기공사 산하 국영탄광 갱내에서 가스폭발 사고가 일어나 17일 오후 현재 26명이 숨지고 11명이 실종됐다.
최근 <중국중앙텔레비전>(CCTV)의 현지 생중계를 통해 칠레 광부들이 69일 만에 구조되는 모습을 지켜본 중국인들은 분노와 비판의 시선으로 이번 참사를 지켜보고 있다. 사고가 난 탄광 갱도는 2008년 8월1일에도 똑같은 가스폭발 사고가 일어나 23명이 숨졌던 곳이다. <신경보>는 17일 사설에서 “2년 전 23명이 숨졌던 곳에서 어떻게 똑같은 사고가 재발했는지 대중들은 납득할 수가 없다”며 “칠레 광산 사고에서 33명 광부들이 지하에서 68일을 버틴 것은 사고 당시 광부들이 들어갈 수 있는 응급피난소가 있었기 때문인데 중국에는 이런 제도가 너무나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인터넷에서도 칠레와 비교하면서 정부가 광부들을 제대로 보호하지 못한다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인민일보> 사이트의 강국논단에는 “칠레 정부는 위기에 처한 광부들의 목숨을 구하려고 노력을 아끼지 않았는데, 중국 당국은 왜 이렇게 많은 젊은이들이 위험한 환경에서 지하로 내려가게 놔두고 있느냐”는 글이 올라왔다. 원자바오 총리는 전력을 다해 구조작업을 벌이라고 특별지시를 내렸고, 공산당 17기5중전회에 참석중이던 뤄린 국가안전감독 총국장 등이 급히 사고현장에 도착했다.
한편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은 16일 런던 방문 도중 이번 중국 탄광 사고 소식을 듣고 “우리가 도울 수 있는 게 있다면, 중국을 돕고 싶다”고 말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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