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도체제 변화
중국, 2012년부터 ‘시진핑 시대’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9명 합의로 통치
장쩌민때 시도…전임지도자 ‘섭정’으로 영향력
시진핑 ‘혁명원로 아들’ 후광벗고 능력증명 과제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9명 합의로 통치
장쩌민때 시도…전임지도자 ‘섭정’으로 영향력
시진핑 ‘혁명원로 아들’ 후광벗고 능력증명 과제
■ 시진핑 승계과정 보니
“가족식 승계도 아니고 서방식 공개선거도 아닌, 중국 특색의 협상민주제도가 성숙했다.”
차기 지도자로 예상되던 시진핑 국가부주석이 18일 중앙군사위 부주석에 임명된 데 대해 후싱더우 베이징 이공대 교수는 <명보>에서 이렇게 말했다. 후진타오-시진핑으로 이어지는 순조로운 권력승계는 중국의 지도자 교체시스템이 완성됐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집단지도체제의 진화 마오쩌둥과 덩샤오핑 통치 아래서 후계자로 정해졌던 류사오치, 린뱌오, 후야오방, 자오쯔양 등은 숙청되거나 비참한 최후를 맞았다. 덩샤오핑은 1989년 천안문 민주화시위 이후 물러난 뒤에도 강력한 카리스마와 영향력을 이용해 1997년 사망 때까지 최고권력자 자리를 유지했다. 중국에서 이제 그런 시대는 끝이 났다.
중국이 현재의 집단지도체제를 실험하기 시작한 것은 장쩌민 전 주석 때부터다. 공산당 시스템의 정점에 있는 9명의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합의에 의해 후계와 중요 정책 사안 등을 결정, 집행하는 통치 시스템이다. 성격도 최고지도자 1인의 권력은 점점 더 약해지고, 상무위원들의 권력분점 성격이 강해지는 쪽으로 변하고 있다.
장쩌민 주석-주룽지 총리-리펑 전인대 상무위원장의 삼두마차 체제 당시의 장 전 주석의 압도적 권력에 비하면 현재 후진타오 주석의 개인 영향력은 훨씬 약하다는 평가다.
이는 ‘폐문회의’(문을 닫고 진행되는 비공개 회의)에선 파벌 간의 치열한 이견과 경쟁이 있지만 일단 중요 사안에 대해 합의가 이뤄진 뒤에는 이를 준수하며 분열하지 않는 중국의 독특한 통치시스템으로 정착해 가고 있다. 다당제는 아니지만 노선 간의 경쟁이 진행되는 것이다.
섭정 체제 전임 지도자가 차기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에 자신의 파벌을 포진시킴으로써 영향력을 행사하는 ‘섭정 체제’도 현재 중국 정치를 읽는 중요한 특징이다. 현재 9인의 상무위원 중 6명이 장쩌민 전 주석의 영향력하에 있는 상하이방과 태자당 계열이어서 이들의 목소리가 강하게 반영되고 있다. 후 주석은 차기 지도자로 같은 공청단파(단파)인 리커창 부총리를 밀었지만, 결국은 장 전 주석이 ‘낙점’한 시 부주석으로 결정된 것은 중국 지도부 내의 이런 힘의 균형을 보여준다. 최근 베이징의 정치분석가들은 후 주석이 최고지도자에 자기 사람을 앉히지는 못했지만, 차기 5세대 지도부의 상무위원에 리커창 부총리 외에 리위안차오 조직부장, 왕양 광둥성 당서기, 후춘화 네이멍구 당서기 등 공청단파 인사들을 최대한 진입시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려 시도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후 주석의 세력 확대를 우려하는 원자바오 총리 등이 최근 ‘당내 민주’를 강조하면서 이를 견제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한, 2002년 장쩌민 전 주석이 후주석에게 당정의 최고 자리를 물려준 뒤에도 2년 가까이 군 최고 지도자 자리를 통해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했던 것처럼, 후 주석도 2012년 시 부주석에게 당정 권력을 승계한 뒤에도 당 군사위 주석 자리를 계속 유지하려 할 것이라는 예상도 적지 않다. 시진핑 시대의 도전 후 주석과 시 부주석은 여러모로 대조적이다. 후 주석은 부모나 가문의 배경이 없이 공산당의 청년조직인 공청단을 통해 밑바닥에서부터 부상했고, 덩샤오핑의 승인을 받은 뒤에도 오랜 시험을 거쳐 최고권력까지 올라왔다. 이에 비해, 시 부주석은 혁명원로의 자제로 두터운 당내 인맥을 통해 급부상했다. 앞으로 본인의 능력을 증명해야 하는 도전이 남은 셈이다. 또, ‘시진핑 시대’는 민부와 공정을 내걸고 경제발전모델 대전환, 소득분배, 빈부격차 개선, 부정부패 해결 등 어느 때보다도 복잡한 국내 문제와 세계와의 갈등을 해결해야 하는 어려운 도전을 맞고 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섭정 체제 전임 지도자가 차기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에 자신의 파벌을 포진시킴으로써 영향력을 행사하는 ‘섭정 체제’도 현재 중국 정치를 읽는 중요한 특징이다. 현재 9인의 상무위원 중 6명이 장쩌민 전 주석의 영향력하에 있는 상하이방과 태자당 계열이어서 이들의 목소리가 강하게 반영되고 있다. 후 주석은 차기 지도자로 같은 공청단파(단파)인 리커창 부총리를 밀었지만, 결국은 장 전 주석이 ‘낙점’한 시 부주석으로 결정된 것은 중국 지도부 내의 이런 힘의 균형을 보여준다. 최근 베이징의 정치분석가들은 후 주석이 최고지도자에 자기 사람을 앉히지는 못했지만, 차기 5세대 지도부의 상무위원에 리커창 부총리 외에 리위안차오 조직부장, 왕양 광둥성 당서기, 후춘화 네이멍구 당서기 등 공청단파 인사들을 최대한 진입시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려 시도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후 주석의 세력 확대를 우려하는 원자바오 총리 등이 최근 ‘당내 민주’를 강조하면서 이를 견제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한, 2002년 장쩌민 전 주석이 후주석에게 당정의 최고 자리를 물려준 뒤에도 2년 가까이 군 최고 지도자 자리를 통해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했던 것처럼, 후 주석도 2012년 시 부주석에게 당정 권력을 승계한 뒤에도 당 군사위 주석 자리를 계속 유지하려 할 것이라는 예상도 적지 않다. 시진핑 시대의 도전 후 주석과 시 부주석은 여러모로 대조적이다. 후 주석은 부모나 가문의 배경이 없이 공산당의 청년조직인 공청단을 통해 밑바닥에서부터 부상했고, 덩샤오핑의 승인을 받은 뒤에도 오랜 시험을 거쳐 최고권력까지 올라왔다. 이에 비해, 시 부주석은 혁명원로의 자제로 두터운 당내 인맥을 통해 급부상했다. 앞으로 본인의 능력을 증명해야 하는 도전이 남은 셈이다. 또, ‘시진핑 시대’는 민부와 공정을 내걸고 경제발전모델 대전환, 소득분배, 빈부격차 개선, 부정부패 해결 등 어느 때보다도 복잡한 국내 문제와 세계와의 갈등을 해결해야 하는 어려운 도전을 맞고 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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