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방과기대학이 지난해 10월 공개한 슈퍼 컴퓨터 톈허1. 당시 중국은 이 슈퍼컴이 연산속도에서 세계 3위라고 밝혔으나, 최근 성능을 개선한 톈허1A를 통해 세계 최고의 수퍼컴을 만들어냈다. 중국국방과기대학 자료 사진
‘톈허 1A’ 미 슈퍼컴보다 처리속도 1.4배 빨라
핵심 네트워크기술 자체 개발 강국으로 부상
핵심 네트워크기술 자체 개발 강국으로 부상
중국이 세계에서 연산처리 속도가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를 만들어 미국으로부터 이 분야 챔피언 자리를 빼앗아갔다고 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 언론들이 28일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슈퍼컴퓨터의 성능을 측정해 공식 순위를 부여해 온 미 테네시 대학 컴퓨터 과학자인 잭 돈가라 교수의 말을 인용해 ‘톈허(天河) 1A’로 불리는 중국의 슈퍼컴퓨터가 기존 미 슈퍼컴퓨터의 1.4배에 이르는 처리속도를 보였다고 전하고 이는 중국이 기술분야에서도 수퍼파워임을 보여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돈가라 교수는 매 6개월마다 새롭게 갱신해서 발표하는 500대 슈퍼컴의 순위는 오는 11월 1일 새롭게 집계돼 나올 예정이나 톈허1A 보다 빠른 시스템이 나올 것으로 보이지 않으며, 순위 5위 안에 또 다른 중국의 슈퍼컴퓨터가 포함될 것으로 예상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중국은 미국에 이어 페타플롭급 컴퓨터를 개발한 두번째 국가이며, 톈허 1A 외에도 선전 국가슈퍼컴퓨터센터의 ‘네뷸리((1.2페타플롭)’ 등 2대의 페타플롭 슈퍼컴을 비롯해 세계 500대 슈퍼컴 가운데 24대를 보유하고 있다.
버지니아 공학연구소의 우춘펑 교수는 “우려스러운 것은 초고성능 컴퓨터 분야에서 미국의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며, 미국 경제의 미래를 뒷받침하는 토대가 타격을 입었다고 말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기존에 가장 빠른 수퍼컴은 미국 크레디사의 재규어로 연산처리 속도가 1.75페타플롭(1초당 1천조회 연산)이었으나 중국 국방과기대학과 교육부의 관할하에 있는 연구센터가 개발해 지난해 10월 공개한 톈허1A는 2.507페타플롭을 기록했다. 톈허 1A의 이런 연산 능력은 일반 컴퓨터로 160년이 걸리는 계산을 하루 만에 해낼 수 있다.
중국의 이 슈퍼컴은 인텔과 엔비디아 등 미국의 반도체회사들이 만든 수천개의 마이크로프로세서 칩을 병렬로 서로 연결해 연산처리능력을 높인 것이다. 그러나 이 시스템의 비밀은 병목 없이 빠른 속도로 데이타를 주고 받을 수 있도록 이들 칩을 어떤 방식으로 연결하고 어떤 네트워크 기술을 적용했는가라는 것이며, 이는 중국의 연구자들이 개발한 것이라고 돈가라 교수는 설명했다. 중국이 개발한 이 새로운 기술은 일반적인 다른 많은 수퍼컴퓨터에서 활용하고 있는 인피니밴드로 불리는 방식에 비해 데이터를 두배 빠른 속도로 처리할 수 있다.
또한 중국은 인텔 등 세계적인 반도체 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는 칩을 개발하는 장기 프로젝트를 운용하고 있으며, “아직은 그런 수준에 이르렀다고 할 수는 없으나 1년 또는 2년안에 가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돈가라 교수는 내다봤다.
슈퍼 컴의 연산처리 속도를 나타내는 페타플롭은 테라플롭(1초에 1조 회 연산)급을 11년 만에 1천 배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린 것이며 세계 과학계에서는 이 페타플롭 급보다 1천 배 높은 엑사플롭급 슈퍼컴 개발을 추진 중이다.
강태호 기자 kankan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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