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유럽 국채 사들이고 SOC 건설도 참여
“중국은 친구…위안화 압박 말아야” 당부도
“중국은 친구…위안화 압박 말아야” 당부도
중국이 빚에 허덕이는 유럽국가들의 ‘구세주’로 나서 영향력을 확대해 가고 있다.
2조3000억달러의 외환보유고를 가진 중국은 최근 그리스, 스페인, 아일랜드, 헝가리 등 금융위기에 처한 유럽국가들의 채권을 대규모로 사들이고, 항구, 고속도로 등 사회기반시설 투자를 급격히 확대하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1일 보도했다. 이들 국가들도 중국의 투자를 얻어내 실업문제 등 사회적 압력을 줄이기 위해, 중국의 진출을 적극 반기고 있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4~7일 프랑스와 포르투갈을 방문해 정부·기업 관계자들과 만나 경제협력 강화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앞서 10월 그리스를 방문한 원자바오 총리는 그리스 국채를 추가 매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중국은 최근 스페인 국채 6250억달러어치도 매입했다. 국영 중국원양운수그룹(Cosco)은 아테네의 피레에프스 항구를 임대해 2015년까지 유럽 최대의 화물운송 허브로 탈바꿈시키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올해 봄 유럽은 미국을 제치고 중국의 최대 무역상대가 됐다. 유럽외교관계위원회 선임 정책담당관인 프랑수아 고드망은 “중국은 아프리카에서 세력을 확장했던 것처럼 유럽에서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유럽의 분석가들은 중국이 유럽에 적극 진출하는 데는 경제적 이유 외에 유럽 국가들의 경제정책에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의도도 가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중국의 최근 대유럽 투자목록에는 남·동유럽 국가들의 대규모 인프라 시설 투자가 많다. 중국은 이를 통해 유럽의 생산·물류망에서 중요한 구실을 맡고, 아울러 유럽이 환율문제나 세계무역기구(WTO)의 무역분쟁 등에서 중국을 지원하도록 유도하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원자바오 총리는 지난달 벨기에 브뤼셀을 방문해 “중국은 그리스, 스페인, 이탈리아 등 유럽국가들이 어려운 처지에 빠져 다른 투자자들이 떠날 때 이들 국가의 채권을 매입함으로써 친구로서 행동했다”고 강조하며 유럽 지도자들을 향해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상 압박을 하지 말라”고 말하기도 했다.
중국으로서는 2조3000억달러나 되는 외환보유고 중 일부를 수익성 낮은 미국 국채보다는 유럽에 투자해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는 효과도 거두고 있다. 유럽에 대한 투자는 중국 기업들의 해외진출(쩌우추취) 정책에도 도움이 된다. 원자바오 총리는 지난달 그리스 방문에서 어려움에 처한 그리스 해운기업들에 45억달러를 제공해 중국산 선박을 사들이도록 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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