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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선종 본산’ 소림사 상업화에 길을 잃다

등록 2010-11-07 19:26

중국 허난성 덩펑시 소림사 내 극장에서 소림사 승려가 지난달 29일 창을 목에 갖다대는 무술시범을 보이고 있다.
중국 허난성 덩펑시 소림사 내 극장에서 소림사 승려가 지난달 29일 창을 목에 갖다대는 무술시범을 보이고 있다.
한해 입장객만 300만명
무술관광 집중 부작용도
중국 경제발전에 따른 중국인들의 소득 증대는 자연스레 관광산업 발전을 낳았다. 무술로 널리 알려진 소림사(사오린쓰)는 관광 증가라는 현상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활용하는 대표적인 곳이다.

지난주 정저우 시내에서 자동차로 두시간가량 걸려 도착한 덩펑시 소림사는 절에 들어서기 전부터 시끌시끌했다. 절 근처에 무술학교만 어림잡아 70여개가 있고 이곳에서 6만여명이 수련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림사 경내에 들어가도 축구장 2개 크기의 운동장에서 사람들이 흙먼지를 날리며 수련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학비가 1만위안가량으로 다소 비싼 편이지만 학생들이 넘친다고 한다.

소림사 안에서도 소림 무술의 상업적 활용은 계속된다. 소림사 경내에는 따로 소규모 극장이 마련되어 정기적으로 무술 시범이 펼쳐진다. 무술 시범을 하기 앞서 관광객들이 40위안을 내고 소림 무술 시범자들과 사진을 찍는 시간이 있다. 본공연 30여분과 맞먹는 시간이 이 ‘포토 타임’에 할애된다. 본 공연도 관광객들이 지루하지 않게 단순한 무술 시범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뾰족한 창 여러 개 위에 목 부분을 갖다대고 견디는가 하면, 가느다란 바늘을 던져 유리판을 뚫어버린 뒤 풍선을 터뜨리는 차력 쇼 같은 부분도 가미된다. 마지막에는 관광객들이 직접 소림 무술 시범을 따라하게 한 뒤 1등에게 기념품을 주기도 한다.

소림사는 원래 남북조 시대에 창건된 중국 선종의 본산이다. 소림사가 지금처럼 상업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결정적 계기는 1979년 개봉한 리롄제(이연걸) 주연의 영화 <소림사> 때문이었으며, 이 해에 소림사 일반 개방이 시작됐다. 이후 1987년 소림사 승장이 된 엠비에이(MBA) 출신 스융신 방장이 소림사 무술로 세계 각국에서 공연을 하고 각종 사업을 확장하면서 관광산업이 본격적인 궤도에 들어섰다. 1979년 일반 개방 첫해 9만2000명이었던 입장객 수는 현재 한해 300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소림사 관계자는 “하루 소림사를 찾는 사람이 8000명 가까이 되고 점점 늘고 있다”고 말했다. 연간 입장료 수입이 290억원에 이르는 거대 회사가 되다 보니 선종 본산이라는 소림사 본래의 고즈넉한 분위기를 찾아보기가 쉽지 않았다.

덩펑/조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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