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터넷 활동가 ‘센카쿠분쟁’ 풍자해 구금
“사회질서 어지럽혀”…국제인권단체 석방 요구
“사회질서 어지럽혀”…국제인권단체 석방 요구
“우리는 트위터에 단 한 문장을 올렸을 뿐입니다. 그것도 비꼬려는 풍자였어요.”
지난 10월17일 중국의 인터넷 활동가 화춘후이는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열도)를 둘러싼 일본과의 영토분쟁으로 반일집회가 계속되자 트위터를 통해 “당신들이 정말 한발 더 나가고 싶으면 당장 상하이 엑스포로 날아가 일본의 전시물을 부숴라”는 글을 올렸다. 트위터에서 ‘wangyi09’라는 아이디를 쓰는 그의 약혼녀 청젠핑(46)은 이 글에 “성난 젊은이들이여 돌격”이라는 말을 덧붙여 리트위트했다.
그에 대한 대가는 혹독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 15일 청이 사회질서를 어지럽혔다며 1년 동안의 강제노역형을 선고했기 때문이다. 이 글 때문에 10일 동안 구금됐던 화는 19일 <아에프페>(AF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결정은 정말 불합리하고 말도 안 되는 것”이라며 “우리는 단지 풍자를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둘은 지난 10월28일에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었다.
‘국경 없는 기자회’의 뱅상 브로셀은 “내가 알기로 트위터에 글을 올렸다는 이유로 노동수용소에 보내지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며 “인권 활동가들에게 중국 정부가 ‘우리가 트위터를 보고 있으니 조심하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앰네스티도 “청은 트위트 글 하나로 양심수가 되는 첫 중국인이 됐다”며 그의 석방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중국 정부는 트위터와 페이스북 같은 소셜네트워크 사이트를 차단하고 있지만, 많은 중국인들은 프록시 망을 이용해 이들 사이트에 접속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영장이나 재판 없이 국민들에게 3년 동안의 ‘노동을 통한 재교육형’을 부과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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