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TV 부수기 등 ‘반한’ 확산
광저우 아시아경기대회 여자 태권도 경기에서 대만 선수가 실격패한 데 분노한 대만인들의 한국을 향한 분풀이가 한국학교 달걀 투척 사건으로까지 번졌다.
타이베이에선 20일 오전(현지시각) 괴한들이 시내 완화구 소재 한국학교 정문과 운동장 등에 달걀을 던졌으며, 이는 대만 여자 태권도 선수 양수쥔이 지난 17일 아시안게임에서 실격패한 뒤 반한정서가 확산된 것과 관련이 있다고 <연합보> 등 대만 언론들이 21일 보도했다. 타이베이 경찰은 “반한정서 확산을 막으려고 순찰 경찰관들을 늘렸다”고 밝혔다. 교문 앞에서 아이들의 하교를 기다리던 한국 학부모들은 이번 사태를 우려하며 “스포츠 경기에서 일어난 심판 개인의 행위인데 어린 학생들과 무슨 관련이 있느냐”고 말했다고 <연합보>는 전했다.
삼성전자·엘지전자의 제품이나 한국산 화장품 불매운동도 계속되고 있다. 대만 중부 타이중현 펑위안시에서 전자제품 대리점을 운영하는 황보한 사장은 “금메달을 돌려달라”며 삼성전자 액정텔레비전을 땅바닥에 집어던진 뒤 친구들과 함께 망치로 부쉈으며, “일부 한국 제품들을 반품했다”고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대만의 일부 음식점, 슈퍼마켓, 가게들에선 한국인한테 물건을 팔지 않거나 한국 상품 자체를 거부한다는 내용의 글들이 나붙고 있다.
중국에서 일어난 스포츠 경기 판정이 엉뚱하게 반한감정으로 번진 것을 두고 대만 관영 <중앙통신>은 “대만인들은 한국이 태권도 관련 단체의 고위 임원을 많이 맡고 있고, 한국계 특정 인물 2명이 이번 사태와 관련돼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한국 외교통상부는 20일 이번 사건은 “애초부터 한국과 무관하며 경기 주심과 해결해야 할 문제”라는 공식 입장을 밝히고, 타이베이 주재 한국대표부에 필요할 경우 대만 정부에 공식 유감 표명을 하도록 조처했다. 한국대표부는 현지 한국 교민들에게 안전에 주의할 것을 통보했다. 대만 정부도 “이번 경기 판정은 한국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한국 정부에 전달해온 것으로 21일 알려졌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연합뉴스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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