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차기 지도자 시진핑
“돈과 여성 멀리…민주개혁엔 큰 관심 없어”
“공산당 중앙 정치국선 합의 통한 민주주의”
“공산당 중앙 정치국선 합의 통한 민주주의”
‘시진핑은 부패하지 않았지만, 민주주의 지지자는 아니다.’
중국 차기 지도자 시진핑(57) 국가부주석에 대해 미국 외교관들이 내린 평가다.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미국 외교전문 가운데는 시진핑 부주석을 비롯한 중국 최고지도자들의 세계에 대해 미국이 수집한 비밀보고들이 포함돼 있다.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은 5일 폭로된 중국 주재 미국대사관의 외교전문을 토대로, 미국이 시진핑을 돈과 여성을 멀리하고 부정부패를 경계하며, 미국에 호감이 있지만 민주개혁에 큰 관심은 없고, 한때는 불교와 중국 무술에 탐닉했던 “매우 야심만만한 호인”으로 파악했다고 보도했다.
2007년 3월19일 주중 미대사관의 전문에는 당시 저장성 당서기였던 시진핑이 미국 대사의 초대로 만찬에 참석해 저장성의 경제발전, 법치 등에 대해 나눈 대화 내용이 자세히 묘사돼 있다. 미국은 시 부주석이 처음부터 지도자가 되겠다는 야망을 품은 인물이라고 파악했다. 문화대혁명 기간에 아버지가 숙청되고, 농촌에서 농민들과 함께 생활한 뒤 1970년대에 대학 입학을 허가받은 시진핑은 “더욱 붉어지는”(공산당에 충성하는) 자세를 취한다. 1974년 공산당에 입당했고, 친구들이 서구문학에 탐닉하는 동안 마르크스의 저작을 탐독했다.
시 부주석의 사생활에 대해선 현재의 아내인 유명 가수 펑리위안과 결혼하기 전, 외교관의 딸인 커샤오밍과 결혼했으나 “거의 매일 싸웠으며” 얼마 뒤 헤어졌다고 보고했다. 미국 외교관들은 시진핑이 현실주의자이자 실용주의자이며, 소수 엘리트가 사회안정을 유지하면서 중국의 부상을 이끌 수 있다고 믿는다고 보고했다.
또 2009년 7월23일과 2008년 4월16일 주중 미대사관의 전문은 중국 최고지도부의 ‘비밀스런’ 정책 결정 과정을 분석하고 있다. 한 중국 인사는 미국 외교관에게 “공산당은 이익집단의 집합체”라며 “당 내부에 개혁파는 없고 최고지도부도 경제적 파이, 기득권을 나눠 먹는 방식으로 의사결정을 해왔기 때문에 자신들의 이익이 침해될 수 있는 개혁에 미온적”이라고 비판했다. 이 인사는 리펑 전 총리 일가가 전력 분야를 관리하고, 후진타오 주석의 사위가 대형 포털 시나닷컴을 운영하고, 원자바오 총리의 부인이 중국 보석업계를 좌지우지하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말했다.
또한 최고정책기구인 공산당 중앙정치국 안에서 중요 사안을 후 주석이나 원 총리가 일방적으로 정하거나 명령하는 일은 없으며, 중앙정치국 위원 25명이 합의로 결정하는 것으로 돼 있다. 후진타오 총서기는 대기업의 최고경영자(CEO) 같은 지위이며, “후 주석의 견해가 제일 중요하지만, 다른 구성원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합의 시스템”이라는 평가다.
다만 한가지는 예외다. 1988~1992년 티베트 당서기를 지낸 후 주석은 티베트에 대해 ‘강경노선’을 고수하고 있으며 티베트 문제에 대해서는 후진타오 주석이 결정권을 가지고 있다고 전문은 전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한겨레 주요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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