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방도시보> 1면
광저우 신문 장애인 아시안게임 사진마저 단속
*빈의자: 노벨평화상 불참한 류샤오보 상징
*빈의자: 노벨평화상 불참한 류샤오보 상징
지난 12일 중국 광저우에서 발행되는 유력신문인 <남방도시보> 1면(사진)에 빈의자 3개가 나란히 놓여 있고 학 5마리를 한 사람이 막아선 모습을 담은 대형사진이 실렸다.
사진 아래에는 이날 밤 광저우 장애인아시안게임 개막에 대한 기사가 배치됐다. 겉보기에는 특별한 것이 없어 보였지만, 중국 네티즌들은 이 사진이 지난 10일 빈의자가 대신했던 류샤오보의 노벨평화상 수상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라는 추측과 의견들을 내놓으며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네티즌들은 <남방도시보> 사진 속의 빈 의자가 류샤오보를 상징하고, 학은 축하 또는 평화를 의미한다고 해석했다. 중국어에서 학과 축하의 하, 평화의 화는 모두 허로 발음된다. 일부 네티즌들은 “사진 속에서 모자를 쓴 사람이 학들을 막아선 것은 독재자가 민주화인사들의 노벨평화상 시상식 참석을 막아선 것을 상징한다”는 글을 올렸다.
중국 당국이 올해 노벨평화상 시상식 보도를 철저히 금지한 상황에서, 한 장의 사진이 류샤오보의 수상에 대한 관심을 확산시킨 것이다. 네티즌들은 “개막식에 화려한 사진이 많은데 하필이면 1면에 특별하지 않은 이 사진을 실은 것은 ‘용감하고 창의적으로‘ 류샤오보의 수상을 축하한 것”“남방도시보 사람들은 진정한 언론인” 등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빈 의자가 류샤오보의 상징이 되면서, 중국 검열 당국은 빈 의자의 검색 결과를 차단하고 있다. 빈 의자와 관련된 글을 쓰거나 빈 의자 사진을 올린 블로거들은 계정이 취소되거나 사진이 삭제됐다고 말한다.
논란이 확산되자 <남방도시보> 관계자는 이 사진은 장애인아시안게임 개막식 리허설을 찍은 것일 뿐이며, 외부에서 지나친 연상을 하지 말라고 해명하고 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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