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보다 3분의2 줄여
‘자동차 미리 사기’ 긴줄
‘자동차 미리 사기’ 긴줄
중국 수도 베이징이 교통체증을 해소하기 위해 내년 신차 등록을 올해의 3분의 1만 허용하는 강력한 대책을 내놨다.
베이징시 정부는 23일 기자회견을 열어 내년 신차 등록을 2만4000대로 제한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올해 베이징에서 팔린 자동차의 3분의 1 수준이다. 등록 제한 정책은 24일부터 시행되며, 등록 쿼터의 88%는 개인을 대상으로 추첨하고, 나머지는 단체 차량에 할당된다. 중국의 급속한 경제성장과 금융위기 이후 경기부양을 위한 자동차 구입 우대정책으로 베이징 등 대도시의 차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 도로가 주차장으로 변한 상태다. 베이징의 자동차는 2005년 260만대에서 현재 약 476만대로 늘었다. 올해 베이징에서 하루 2000대꼴로 새 차가 판매됐다. 정부가 차량 구매를 제한할 것이라는 소문이 퍼지면서 최근 자동차를 미리 사려는 인파가 몰려 지난 한주 동안 베이징에서 평소의 3배 규모인 3만여대가 새로 등록했다고 <신화통신>이 전했다.
이번 정책이 자동차산업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반발도 나오고 있다. 중국 자동차제조업협회 간부인 두팡츠는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에 “수도인 베이징이 이런 정책을 시행하면 다른 도시들로 확산돼 자동차산업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자동차기업 관계자는 “이번 정책으로 베이징의 자동차 판매는 줄어들 것”이라면서도 “시민들이 베이징 주변 등에서 자동차 번호를 등록하려 할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인 중국의 자동차 등록 대수는 이미 1억9900만대를 넘었으며, 자동차 100만대 이상을 보유한 도시가 16곳에 이른다. 광저우, 선전, 항저우 등 대도시들도 이미 혼잡통행료 징수 등 교통체증 해소정책을 내놓은 상태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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