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정치고향 찾아
다음주 미국을 방문하는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 시카고를 방문 일정에 넣었다. 후 주석은 18~21일 방문기간 중 20~21일 이틀을 시카고 방문에 할애한다고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중국 정치 전문가들은 후 주석이 시카고를 방문지로 선택한 이유에 대해 중국의 경제적 부상에 대한 미국인들의 경계심을 가라앉히고, 내년 미국 대선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에 대한 신뢰를 표하는 정치적 신호를 담고 있는 것으로 해석한다고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가 13일 보도했다.
추이톈카이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12일 기자회견에서 “워싱턴이 국빈 방문의 주요 일정이며, 시카고 방문은 후 주석이 미국의 다양한 계층 사람들과 접촉할 기회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추이 부부장은 시카고가 오바마 대통령의 정치 기반이라는 점을 감안했느냐는 질문에 “오바마가 시카고를 더 유명하게 만든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말해 해석의 여지를 남겼다.
후 주석은 시카고의 재계 인사들, 젊은이들과 만날 예정이다. 시카고 근교에서 중국인이 운영하는 공장과 공자학원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진찬룽 중국 런민대 국제관계학원 부원장은 “시카고는 금융위기로 다른 지역보다 더 큰 타격을 입었고, 중국에 더 부정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어 후 주석이 이곳을 방문하는 것이 좋다”며 “중국이 오바마 행정부에 신뢰를 표하는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니스슝 푸단대 교수는 “후 주석의 중국 공장 방문은 ‘중국이 미국인들의 일자리를 빼앗는 것이 아니라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게 될 것”이라며, 양국간 무역·경제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후 주석은 오는 19일 워싱턴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미국 의회 지도자들과 만나고 연설도 할 예정이다. 오바마 대통령 부부는 19일 백악관에서 후 주석을 위해 국빈 만찬을 연다. 후 주석의 5년 전 방문 때는 없었던 일정이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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