쑤하오 중 외교부 외교학원 교수
쑤하오 중 외교부 외교학원 교수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은 중-미 협력의 기초다. 여기에 문제가 생기면 중-미 관계가 큰 악영향을 받게 된다. 중-미 양국은 한반도에 전쟁이 일어나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에 이에 대해 일정한 합의가 이뤄질 것이다.”
중국 외교부 산하 연구기관인 외교학원의 쑤하오(전략충돌관리연구센터 주임·사진)교수는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안정을 비롯해 서로 이익이 공통되는 부분들에서 합의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두 나라는 한반도에서 새로운 충돌이 일어나는 것을 방지하고, 남북대화, 아울러 미래 북-미 간의 접촉을 위해 공동 노력하고, 앞으로 6자회담 등을 통해 위기관리를 하기로 합의점을 찾을 것이다.” 하지만 쑤 교수는 구체적인 부분에서는 이견이 남을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그는 최근 동북아에서 ‘한·미·일’의 군사동맹이 나타날 조짐을 보이는 데 대해 중국은 분명한 이견을 가지고 있으며, 후 주석도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은 중국을 겨냥할 뜻이 없고 북한만 겨냥한 것이라고 생각하더라도 미국과 일본은 분명 중국을 겨냥하려는 의도가 있다. 결과적으로 한·미·일 동맹이 중국과 북한을 겨냥하는 상황인데, 이는 냉전구도의 부활이며 앞으로 한반도의 평화·안정에 절대적으로 불리하다. 한국이 일본과 정말로 동맹관계를 맺는다면 한-중 관계는 파괴될 것이다.”
그는 미-중 정상이 한반도 안정의 원칙에 합의하더라도 “6자회담이 단시일 안에 재개되기는 어렵다”고 봤다. “먼저 남북한이 교류를 할 조건을 만드는 것이 시급하다. 이명박 정부가 제안한 조건은 북한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들로 아직은 대화의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다. 양쪽이 지혜를 발휘해 체면을 잃지 않고 대화와 교류를 시작할 접점을 찾아야 한다.” 쑤 교수는 이와 함께 “한국이 미국과 관계를 강화해야만 안보가 보장된다는 식으로 절대화한다면 전체 동북아에 이롭지 않은 상황이 된다. 북한에 대해 강한 한 손과 온건한 한 손을 다같이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후 주석이 회담 전 미국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달러 체제가 “과거의 산물”이라고 지적한 데 대해선 “중국은 꼭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를 바꿔야 한다고 보지 않으며, 현재로서는 달러가 주도하는 화폐 시스템 안에서 어떻게 안정된 금융질서를 구축할 것인지가 관심사”라고 말했다.
쑤 교수는 “현재는 중·미가 과거 30년의 관계에 대해 결론을 짓고 새롭게 안정적인 틀을 만들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중-미의 공동 이익이 갈등보다 크지만, 서로에 대한 인식이 아직 충분하지 않다. 하지만 상호마찰의 과정을 통해 공통부분을 찾아 협력할 수 있을 것이다. 올해의 중-미관계는 지난해처럼 긴장되지는 않을 것이다. 중-미는 필연적으로 경쟁을 하겠지만 선의의 경쟁관계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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