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바지, 팔찌, 향초가 방사능을 막아준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방사능 방지’가 최대 관심사가 되면서, 중국 상인들이 온갖 제품에 ‘방사능 방지 기능’ 표시를 붙여 팔고 있다고 <베이징만보>가 25일 보도했다.
중국 최대 인터넷 쇼핑몰인 타오바오에는 ‘방사능 방지’ 표시를 붙인 상품이 1000가지가 넘게 올라 있는데, 가장 인기가 높은 것은 요오드 함유 식품으로 요오드 제재가 30~300위안에 팔리고 있고, 김, 미역, 다시마 등도 인기 상품이다. 하지만, 주장만 있을 뿐 과학적 근거는 없는 제품들이 대부분이다. ‘봄 신제품, 방사능 방지 커플 청바지’라는 광고가 붙은 청바지 원단은 다른 제품과 전혀 차이가 없고, 향초에는 ‘공기 정화로 방사능을 막아준다’, 팔찌에는 ‘저항력을 높여줘 방사능을 막아준다’는 문구가 붙어 있다. 일본 원전 사고현장에서 기술자들이 입고 있는 것과 비슷한 모양의 옷이 방사능을 막아주는 방호복으로 팔리고 있지만, 실제로는 방사능 방지 제품이 아닌 화학약품 분사 등에 쓰이는 작업복들이고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일본 원전 사고 이후 중국에선 지난 17일부터 ‘소금 사재기’ 열풍으로 전국 곳곳에서 상점 진열대의 소금이 모두 팔려나가는 대소동이 일 정도로 방사능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중국 정부도 입국하는 일본인과 일본 상선 등에 대한 방사능 검사를 강화하고 있다. 중국 검역당국인 국가질검(검사검역)총국은 23일 밤 도쿄를 출발해 장쑤성 우시공항에 도착한 일본인 관광객 2명에게서 기준치를 심각하게 초과한 방사능이 검출돼 병원으로 이송해 치료했다고 25일 밝혔다. 질검총국은 이들에게 요오드 제재 등을 처방해 진료한 뒤 퇴원시켰다고 설명했다. 해당 일본 관광객들은 사고가 일어난 후쿠시마 원전에서 200∼350㎞ 떨어진 나가노와 사이타마에 거주하는 이들로 대지진 발생 이후 거주지를 떠난 적이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질검총국은 21일 밤 푸젠성 샤먼으로 입항하려던 일본 미쓰이 O.S.K 라인스 소속 상선에서 ‘비정상적’ 수준의 방사선을 검출해 검사와 조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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