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학생 상담 프로그램 운영
중국 최고 명문 베이징대가 ‘극단적 사상’을 가진 학생들을 대상으로 상담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로 하면서 ‘사상의 자유’ 논쟁에 휩싸였다.
베이징대는 5월부터 극단적 사상, 성적 부진, 인터넷 중독 등 10가지 범주에 해당되는 ‘문제 학생’들을 대상으로 상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최근 웹사이트를 통해 공고했다. 자징 베이징대 학생처 부처장은 지난 24일 <베이징만보>에 “성적이 저조한 학생들의 원인을 발견해 학업을 성공적으로 마치도록 도우려는 것”이라며 “예를 들어 학생식당 음식값이 2마오(약 35원) 올랐다고 학교 운영을 비판하는 ‘급진적 사상을 가진’ 학생들도 대상”이라고 말했다.
평론가 뤄칭쉐는 25일 <봉황망>에 기고한 ‘베이징대는 왜 극단적 사상의 학생을 용납하지 못하나’라는 글에서 “‘사상자유와 포용’을 이념으로 천두슈 루쉰, 후쓰, 마오쩌둥 등 중국 역사의 인재들을 배출해 온 베이징대가 학생들이 학교 운영을 비판하는 것조차 용납하지 못하는 것은 놀랍다”며 “중국 교육 제도가 개인의 특성을 인정하는 교육 대신 비판을 금지하고 차이를 말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슝빙치 21세기교육연구소 부소장도 27일 <차이나데일리>에 “대학은 독립적 인성과 사고를 기르는 곳인데, 베이징대가 학생들이 다른 견해를 표현할 자유에 개입하려는 것은 크게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중국 신세대들이 이기적이고 제멋대로여서 ‘통제’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베이징만보>의 독자투고란에는 “대학생들은 스스로 성인이 됐고 자신을 관리할 수 있다고 느끼지만, 인내가 부족하고 극단적인 학생들이 많다”며 “상담이란 강제도 아니고 교류를 통해 깨닫게 해주는 방법”이라는 글이 실렸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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