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선 우박·강풍 17명 숨져
지난 16일 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샌포드의 한 식당 주방에서 설거지를 하고 있던 직원 테리 로드리게스는 사장의 얼굴이 갑자기 겁에 질린 걸 보았다. 사장이 부엌 쪽으로 달려온 순간 건물 근처까지 다가선 검은 깔대기 모양의 거대한 구름이 보였다. 로드리게스는 손님들을 향해 “토네이도가 왔다. 부엌으로 도망치라”고 소리를 질렀다. 식당 지붕이 순식간에 날아갔고, 샌포드에서만 지금까지 2명의 사망자가 확인됐다고 <뉴욕타임스>가 17일 보도했다.
14일 오클라호마주에서 시작된 토네이도가 아칸소, 미시시피, 앨라배마,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 버지니아까지 미국 중남부의 광범위한 지역을 휘저어 17일까지 45명의 사망자가 확인됐다. 미 언론들은 피해 사례가 속속 알려지면서 희생자가 더 늘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특히, 노스캐롤라이나에서는 최소 21명이 숨졌으며, 토네이도로 전신주가 쓰러져 25만 가구가 정전되는 등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 앨라배마와 노스캐롤라이나 주정부는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주방위군을 투입해 구조작업과 이재민 지원에 나섰다.
중국 남부 광둥성에서도 17일 오후 갑자기 불어닥친 돌풍으로 17명 이상이 숨지고 118명이 다쳤다고 <신화> 통신이 보도했다. 광둥성의 광저우, 포산, 둥관, 자오칭 등에선 초당 45.5m의 강풍과 지름이 1㎝에 이르는 우박, 폭우가 1시간 정도 계속됐다.
워싱턴 베이징/권태호 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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