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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몸 단’ 닉슨 맞은건 ‘만만디’였다

등록 2011-05-15 21:24

키신저가 밝히 미-중 수교비화
미국 협상팀, 1971년 히말라야 통해 극비 방중
느긋이 회담나선 중…“심리적 압박전술” 회고
1971년 7월8일 파키스탄의 히말라야 산맥 기슭 도시 라왈핀디에는 헨리 키신저 당시 미국 국가안보보좌관과 그의 비서관 3명, 비밀수사국 요원 2명이 도착했다. 이들은 앞서 사이공, 방콕, 뉴델리를 거쳤다. 키신저는 병이 났다고 했고, 이들은 히말라야의 산장에서 휴식을 취한다며 48시간 동안 사라졌다. 9일 이들은 중국 베이징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키신저가 오는 17일 저서 <중국에 관하여> 발간에 앞서 15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미-중 수교 비화를 밝혔다.

키신저 팀이 베이징에서 놀랐던 것은 이 역사적인 수교회담에 임하는 중국의 태도였다. 중국 당국자들에게는 긴장감이라곤 찾아볼 수 없었고, 일정도 느슨하기 짝이 없었다. 키신저는 “이런 명백한 중국의 태연함은 심리적 압박전술의 한 형태였다”고 회상했다. 회담은 국제질서에 대한 양쪽의 인식을 탐색하는 데 시간을 다 보내 마치 국제관계학 교수들의 토론 같았다고 그는 회상했다.

7달 뒤 1972년 2월21일 중국을 공식 방문한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은 그 역사적 순간의 주인공으로 더욱 부각되려고 비행기 트랩에서 혼자만 내려가 저우언라이 중국 총리의 영접을 받았다. 그러나 중국 쪽은 무관심할 정도의 태연함으로 닉슨의 방문을 맞이했다. 연도에는 아무런 환영인파도 없었고, 관영 텔레비전 저녁뉴스에서 닉슨 방문 소식은 맨 뒤에 나왔다.

환영연회에서 저우 총리가 “마오쩌둥 주석이 대통령을 보고싶어 한다”며 키신저에게 양국 정상의 만남을 통보했다. 키신저는 닉슨이 호출당한다는 인상을 피하기 위해 실무적인 문제를 제기했으나, 저우언라이는 “주석이 대통령을 초청했기 때문에, 그가 곧 대통령을 보길 원한다”고 일축했다는 것이다. 방문단은 저우 총리와 함께 마오의 관저로 찾아갔고, 마오는 서재의 의자에 앉아 그들을 접견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마오는 당시 수주 동안이나 심장과 폐 질환으로 거동이 힘들었으나 만면에 활짝 웃는 웃음을 짓고 닉슨과 악수하며 역사적인 양국의 수교에 도장을 찍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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