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대만 전투기 성능 격상 계획을 9월에 발표하기로 결정하고, 8월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의 방중을 통해 ‘중국 달래기’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부통령은 다음달 17일 중국을 방문해 ‘9월 중 대만의 F-16A/B 전투기 성능 격상 계획을 발표하겠다’는 미국의 방침을 설명할 예정이라고 홍콩 <명보>가 10일 보도했다. 대만이 보유한 F-16A/B 전투기 146대의 레이더·미사일 등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미국은 약 45억달러의 무기를 판매하게 된다. 바이든 부통령은 대신 대만 정부가 강력히 요구해온 첨단 F-16 C/D 전투기를 이른 시일 안에 대만에 판매하는 방안은 고려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중국에 전달할 예정이다.
바이든 부통령의 중국 방문은 지난 1월 미-중 정상회담에서 합의됐지만, 미국은 어느 시기에 대만에 무기판매를 발표하는 것이 중-미 및 중-대만 양안관계를 가장 덜 손상시킬지를 검토한 끝에 8월 중순 방문, 9월 무기판매 발표 일정을 마련했다고 <명보>는 전했다.
대만 전투기 성능 격상은 내년 1월 총통선거를 앞둔 마잉주 대만 총통과 내년 11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국내 입지 구축에 도움이 된다. 중국이 강력 반발하고 미-중관계는 다시 요동치겠지만, 몇 달간의 냉각기를 거치면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11월 하와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 참석이나 올해 말 또는 내년 초로 예상되는 시진핑 중국 국가부주석의 방미에 큰 타격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미국의 계산이다.
미국의 대만에 대한 전투기 판매는 중국이 가장 민감하게 반발하는 부분이다. 대만은 2006년부터 66대의 F-16C/D 판매를 강력히 요구해 왔으나, 미국은 대만이 이미 보유한 F-16A/B형 전투기의 무기 체제 등을 격상하면 최신 F-16C/D형과 동등한 능력을 보유하게 된다고 대만을 설득하고 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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