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스토어에 없어 ‘탈옥’해야 설치 가능
만리장성처럼 삼엄한 비밀주의에 둘러싸여 있는 중국 인민해방군이 아이폰 애플리케이션(앱)의 세계에 진출했다.
중국 국방부는 1일 인민해방군 창건 84돌을 맞아 아이폰 앱(사진)을 내놓겠다고 발표한 뒤, 2일부터 국방부 누리집을 통해 다운로드 받을 수 있게 했다. 인민해방군 앱은 군사 속보, 지도부 활동, 심층 여론 등 15개 부분으로 구성돼 있다. 중국 국방부는 누리집에서 “앱 사용자들이 국방부의 중요한 발표를 받아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주요한 군사적 이슈에 대한 종합적인 보도와 인민해방군의 주요 속보를 받아볼 수 있다”며 인민해방군의 활동을 좀 더 투명하게 공개하기 위해 앱을 내놓았다고 밝혔다.
한가지 문제는 중국 인민해방군 앱이 애플의 공식 스토어에는 없어 아이폰 ‘탈옥’(jailbreak)을 해야만 설치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3일 보도했다. 전세계 많은 국가 기관들이 아이폰 앱을 내놨지만, ‘탈옥’해야만 받을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내놓은 것은 처음이라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탈옥이란 애플 아이폰의 기능 제약을 해제(해킹)하는 것으로, 시스템이 불안정해질 수 있고 해킹 위험이 높아진다고 애플은 경고하고 있다.
베이징의 한 소프트웨어 개발자는 “우리 회사는 많은 중국 내 고객들을 위해 아이폰 앱을 개발해왔지만, 합법적이고 공신력 있는 고객이 ‘탈옥’ 버전을 주문한 적은 없다”며 “군이 앱을 통해 공공 이미지를 향상시키길 원한다면 애플 스토어를 통해 앱을 제공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국방부가 왜 애플의 공식 스토어를 통하지 않고 앱을 내놨는지 이유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 애플은 아이폰 앱에 대해 업격한 제한을 적용하고 있으며, 공식 스토어에 오르는 소프트웨어는 애플의 체크와 검증을 받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전세계의 많은 해커들은 ‘탈옥 앱’을 개발해 사용자들이 이런 제한 없이, 애플의 승인을 받지 않은 소프트웨어들을 무료로 설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탈옥 앱’이 불법은 아니라고 해석하고 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