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척 이상 항모 전투단 주둔…영유권 갈등국들 ‘긴장’
남중국해의 유명 관광지 하이난섬에 중국의 항공모함 함대인 제4함대가 들어설 전망이다.
지난달 첫 해상 시운전을 마친 중국 첫 항공모함 바랴크호의 취역을 앞두고 중국이 항공모함을 관할하는 제4함대 창설을 추진하고 있으며, 하이난섬의 싼야 기지에 장차 최소 2개의 항모 전투단이 주둔하게 될 것이라고 홍콩 <명보>가 7일 보도했다. 현재 중국 해군은 북해·동해·남해 3개 함대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인민일보> 인터넷판인 인민망은 최근 군사소식통을 인용해 바랴크호가 내년 8월1일 건군절에 정식으로 남중국해에서 취역해,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의 직접 지휘를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기존의 3개 함대 사령부는 각각 독립적으로 지휘·작전권을 행사하고 있다.
열대 바다의 풍광을 즐길 수 있는 인기 휴양지인 하이난섬의 최남단 싼야에는 중국의 대규모 해군 잠수함 기지가 건설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8년 초 군사위성이 찍은 고해상도 위성사진을 통해 기지 건설 현장이 드러났다. 군사 전문가들은 위성사진을 근거로 동굴식으로 지하에 건설돼 군사위성의 정찰을 피하도록 설계돼 있는 핵 잠수함 기지와 항공모함이 주둔할 수 있는 항구로 구성된 대규모 시설을 건설하는 것이라고 분석한다. 기지는 싼야의 유명 관광지인 야룽만 리조트 지역에 인접해 있다.
기지는 중국과 동남아 국가들이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난사군도에서 약 280㎞밖에 떨어져 있지 않고, 유사시 중국 군함들이 믈라카 해협의 해상 수송로를 봉쇄할 수 있는 위치여서 주변국들의 우려 대상이 되고 있다. 중국은 이를 의식해 싼야 해군기지 건설 자체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마카오국제군사학회 황둥 회장은 “중국에선 1990년대부터 항공모함을 위한 제4함대 구상이 있었고 이를 설치할 것이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면서도 “제4함대가 제대로 갖춰지려면 2020년 이후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이 계획대로 2척의 핵추진 항공모함 등 5척의 항공모함을 취역시키기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황 회장은 “항공모함 함대를 조직하려면 2개의 항공모함 전투함대와 최소 10만명이 생활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춘 모항, 핵잠수함 기지가 갖춰져야 한다”고 말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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