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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일본 ‘국민 아이돌’의 음악 외교…베이징 들썩

등록 2011-09-18 20:53

그룹 ‘스맙’ 국빈대우 받으며 공연…4만 관객 몰려
영토분쟁 탓 악화된 중-일 국민감정 개선 기대
“니원워 아이니 요우둬선(내가 너를 얼마나 사랑하느냐고, 너는 물었지)…”

지난 16일 밤 중국 베이징의 궁런체육관 무대. 일본의 인기 팝그룹 스맙(SMAP)의 멤버 키무라 다쿠야가 중국인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덩리쥔의 <웨량다이뱌오워더신>을 중국어로 애절하게 부르기 시작하자, 공연장을 가득 매운 4만여 관객들은 모두 일어나 열렬한 박수를 보냈다.

일본의 ‘국민 아이돌’로 불리는 스맙은 이날 중국과 일본간 ‘팝음악 외교 사절’로 변신했다. ‘힘내라 일본, 고마워 중국, 아시아는 하나’를 주제로 한 이날 공연 도중 키무라는 3월11일 동일본 대지진 당시의 동영상을 보여주는 대형 스크린 앞에서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일본에 중국이 손을 내밀어 준 데 감사한다”고 말했다. 관영 <신화통신> 등은 스맙의 공연과 중국 내 일정을 주요 뉴스로 전했고, 주말 동안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선 공연 관련 소식이 주요 관심사가 됐다.

중국 정부는 스맙에 대해 국빈에 준하는 예우를 했다. 공연 전날인 15일 이들의 기자회견은 외국 지도자들에게나 개방되는 인민대회당에서 개최됐다. 중국 외교의 원로인 탕자쉬안 중국 전 국무위원은 이날 인민대회당에서 스맙 멤버 5명과 직접 만나 “방중 공연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는 원자바오 중국 총리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탕 전 국무위원은 또 자신의 아내가 스맙의 팬이지만 “중국에 (스맙) 팬이 많아 티켓을 구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번 공연은 지난 5월 일본을 방문한 원 총리가 도쿄에서 스맙을 만나 중국 공연을 초청하면서 성사됐다. 중국 당국이 스맙 공연에 공을 들인 것은 지난해 중-일 영유권 분쟁지역인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열도)에서 일어난 중국 어선과 일본 순시선 충돌 사건 이후 악화된 양국 국민감정을 개선하기 위한 뜻이 담겨 있다. 또 내년 중-일 수교 40주년을 앞두고 우호적 분위기로 전환하려는 의도도 있다. 장위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지난 15일 브리핑에서 “이번 공연이 중-일 국민들 사이의 감정을 좋게 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스맙은 지난해 2번이나 중국 공연을 준비했다가 무산됐다. 데뷔 후 20년 동안 한번도 해외공연을 하지 않은 스맙은 첫 해외무대로 중국을 선택했지만, 지난해 5월 상하이 엑스포에서 열려던 공연은 안전문제를 우려한 주최 쪽의 갑작스런 취소로 무산됐다. 지난해 9월 다시 준비한 상하이 공연도 댜오위다오 갈등으로 양국 외교관계가 최악으로 악화되면서 취소됐다. 1991년에 5인조 그룹으로 데뷔한 스맙은 20년 동안 꾸준히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으며, 멤버들이 배우와 진행자 등으로도 활발하게 활약하고 있다.

스맙 멤버 5명은 17일 천안문광장과 자금성을 돌아봤으며, 공항까지 몰려든 1000여 팬들의 환호를 뒤로하고 귀국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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