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전지 공장이 암 유발” 나흘 격렬시위에 공장 폐쇄
중국 녹색에너지 산업을 상징하는 태양광 전지 공장이 환경오염에 항의하는 주민들의 대규모 시위가 벌어진 지 나흘 만에 생산을 중단했다.
저장성 하이닝시 위안화진에 있는 징커태양에너지의 태양광 전지 생산 공장 앞에 마을 주민들이 몰려든 것은 지난 15일. 500~1000여명의 주민들은 “우리 삶을 돌려달라” 등의 구호를 외치고 공장 창문과 차량 등을 부수며 나흘 연속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시위 과정에서 적어도 23명의 주민이 체포됐다. 뉴욕증시 상장 기업인 징커태양에너지는 태양광 전지의 셀과 모듈 등을 생산한다. 주민들은 5년 전 이 공장이 들어선 뒤 유독성 기체와 오폐수 배출로 31명이 암에 걸리고 6명이 백혈병에 걸렸다고 항의했다.
사태가 확산되자 하이닝시 정부는 19일 이 공장에 생산 중단을 명령했다. 또 하이닝 환경보호국은 징커에너지 공장이 부적절하게 보관하던 오폐수가 홍수 탓에 수로로 흘러들었고 공장 주변 강물에서 기준보다 10배 이상 높은 불소가 검출됐다고 발표했다고 <신화통신>은 보도했다.
징커에너지는 19일 징자오후이 대표 명의로 공개 사과 성명을 발표했다. “관리상의 실수로 벌어진 사태의 법적 책임을 지겠다”며 “오염의 영향을 정확히 파악하고 해결할 때까지 해당 시설의 생산을 중단한다”는 내용이다. 19일 뉴욕증시에서 징커에너지 주가는 28% 급락해 2010년 상장 뒤 최대폭의 하락을 기록했다. 잉리, LDK 솔라 등 다른 중국 태양광 업체 주가까지 줄줄이 동반 하락했다.
중국은 석탄·석유 의존도를 줄이고 청정 에너지 기술을 선점하기 위해 태양광 에너지 발전에 국가적 지원을 해 왔다. 전세계 태양광 패널의 70% 이상을 중국이 생산한다. 태양광 발전은 이산화탄소 배출이 적기는 하지만, 태양광 전지 부품을 제조하는 과정에서 대량의 에너지가 소모되고 오염이 발생하는 ‘어두운’ 이면이 있다고 <가디언>은 보도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