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해혁명 기념대회 참석
1년반만에 공개석상에
태자당 등 힘실어줄 듯
1년반만에 공개석상에
태자당 등 힘실어줄 듯
사망설과 중병설에 휩싸였던 장쩌민(85) 전 중국 국가주석이 공개 석상에 나와 건재를 과시했다. 장 전 주석이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해 4월 상하이엑스포관 참관 이후 1년6개월 만에 처음이다.
9일 오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개최된 ‘신해혁명 100주년 기념대회’에서 이목을 집중시킨 ‘주인공’은 단연 ‘깜짝’ 등장한 장쩌민 전 주석이었다. <중국중앙텔레비전>(CCTV)으로 생중계된 행사에서 짙은 청색 양복에 자주색 넥타이를 맨 장 전 주석은 후진타오 주석에 바로 뒤이어 입장했다. 그는 후 주석 옆자리에 앉아 웃으며 이야기를 나눴고, 일어서서 국가를 부르는 등 상당히 건강해 보였다. 고령의 장 전 주석은 이전보다 약간 마르고 창백한 모습이었고, 입장할 때와 행사가 끝난 뒤 일어설 때 부축을 받기는 했으나 ‘위독설’ 등을 떨쳐내기에는 충분히 건강한 모습을 보였다.
장 전 주석이 지난 7월1일 중국 공산당 창당 90주년 기념식에 불참하자, 7월 초 홍콩 언론과 외신들을 중심으로 장 전 주석 사망설이 급속히 퍼졌다. <신화통신>이 이를 근거없는 소문이라고 부인한 뒤에도, 장 전 주석이 뇌사 상태이거나 위독하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았다.
장 전 주석의 신해혁명 기념대회 참석은 건강 과시뿐 아니라, 내년 중국 지도부 교체를 앞두고 파벌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정치적 영향력을 재확인하려는 행보로 해석된다. 이날 <중국중앙텔레비전>이 서열에 따라 지도자들을 비추는 순서에서도 장 주석은 현 서열 2위인 우방궈 전인대 상무위원장보다 앞서 등장해, 정치적 건재를 드러냈다.
장 전 주석은 내년 18차 당대회를 앞둔 대대적인 당·정부 인사 조정에서 자신이 지원하는 상하이방과 태자당 파벌 인사들이 요직을 차지하는 데 힘을 실어줄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정치평론가인 린허리 홍콩중문대 교수는 <홍콩텔레비전>에 “그의 건재는 보시라이 충칭시 당서기와 위정성 상하이 당서기 등 태자당 인사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 전 주석은 은퇴 후에도 상당한 정치적 영향력을 유지하면서, 시진핑 부주석이 차기 지도자로 정해지는 과정에서 막후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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