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출마 결정 뒤 첫 외국 방문
천연가스 가격협상이 최대이슈
천연가스 가격협상이 최대이슈
내년 대통령직 복귀를 사실상 ‘예약’해 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가 11~12일 중국을 공식 방문한다. 대선 출마결정 뒤 첫 외국방문길이다. 지난 4년간 총리로서 국내 문제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던 그가 대통령직 복귀를 앞두고 다시 러시아 외교의 전면에 나서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적 행보로 해석된다. 그는 국영 천연가스 회사 가즈프롬과 석유회사 로즈네프트의 회장 등 160명의 대규모 수행단을 이끌고 중국에 도착한다고 <신경보> 등이 보도했다.
푸틴 총리는 후진타오 국가주석, 원자바오 총리 등 중국 최고 지도자들을 만날 예정인데, 최대 이슈는 천연가스 협상이다. 양국은 러시아 시베리아와 중국을 잇는 가스관을 건설해 매년 약 680억㎥의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30년 동안 중국에 수출하기로 지난 2009년 합의했으나, 천연가스 판매 가격에 대해서는 3년째 지루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 러시아는 현재 유럽에 판매하는 수준의 가격을 중국이 내야한다고 요구하고, 중국은 중앙아시아산 가스 가격과 맞춰달라고 요구하고 있는데 가격 차이가 너무 커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러시아가 ‘남-북-러 가스관 협상’에 최근 적극적인 데는 한국 시장도 있음을 강조해 중국의 가격 양보를 압박하려는 의도도 있다는 분석이지만, 이번 방문 동안 중-러간 협상이 타결될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러시아와 중국은 중동, 북아프리카 등 주요 국제현안에서 서방의 전략에 맞서 어떻게 공동대응할지 등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두 나라는 최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시리아에 대한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하는 등 지정학적 협력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미국·유럽 등과의 관계 개선에 주력했던 데 비해, 푸틴은 아시아·태평양을 강조하고 옛 소련 국가들을 ‘유라시아 연합’으로 통합하자는 주장을 펴는 등 서방과 대립각을 좀더 뚜렷이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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