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럭과 충돌 20명 사망
처참하게 찌그러진 노란 9인승 승합차에선 62명의 피투성이 아이들이 끝없이 실려 나왔다. 중국 간쑤성 칭양의 농촌에서 16일 유치원 통학버스가 석탄운반 트럭과 충돌해 어린이 18명을 포함해 20명이 현장에서 숨지고 44명의 유치원생이 중경상을 입었다.
사고 차량은 좌석을 모두 뜯어낸 뒤 아이들이 간신히 엉덩이만 걸칠 수 있을 만한 철 골조물만 3줄을 설치했다. 그러고도 자리가 부족해 많은 아이들은 서서 천정에 매달린 줄을 잡고 통학을 했다고 <신경보>는 보도했다. 사고 당시 차에는 3∼6살 어린이 62명를 비롯해 운전자·교사 등 탑승 정원(9명)의 7배가 넘는 64명이 타고 있었다. 사고를 당한 어린이들 상당수는 도시로 돈을 벌러 떠난 농민공들의 자녀였다.
이번 사건으로 중국 통학버스의 고질적 인원 초과 승차 문제가 다시 사회적 화두로 떠올랐다. 지난해 12월에는 중국 후난성의 농촌에서 초등학생을 가득 태운 오토바이 개조 삼륜차가 하천으로 떨어져 14명이 숨지는 등 비슷한 사고가 계속되고 있지만, 교육 예산이 부족한 시골에선 비용을 아끼기 위해 ‘콩나물 통학버스’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중국 언론은 17일 이번 참사를 ‘핏빛 통학버스의 비극’으로 묘사하면서, 정부 예산으로 유치원과 학교에 ‘공공 통학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웨이보에선 어린이들이 위태로운 통학버스를 타는데도 공무원들은 고급 수입 관용차를 몰고 다니는 데 거액을 쓰고 있다는 비난 여론도 확산됐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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