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호주 주둔 대응인 듯
중국이 이달 말 서태평양에서 해군 훈련을 벌인다. 최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아시아 태평양 순방을 통해 아시아 귀환을 선언하고 전방위적 ‘중국 봉쇄망’을 펼친 데 대한 중국의 대응으로 해석된다.
중국 국방부는 23일 홈페이지(mod.gov.cn)를 통해 11월말 해군 훈련을 발표하면서, 이번 훈련은 “매년 계획된 연례훈련이며 어떤 특정 국가나 목표를 겨냥한 것이 아니다”라는 짧은 성명을 올렸다. 성명은 “중국은 관련 해역의 항해자유 등 합법 권리에 대해 어떤 방해도 받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아직까지 훈련지점과 참가 군함, 병력 규모 등은 밝히지 않고 있다. 하지만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들은 자위대 소식통을 인용해 22일부터 23일까지 중국 북해함대 소속 군함 6척이 오키나와 주섬과 미야코지마 사이의 공해를 통해 태평양 쪽으로 빠져나갔으며, 일본은 이를 엄밀히 감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해상자위대는 중국 해군 전자정찰함 베이댜오900과 보급함 훙저후호, 구축함과 호위함 2척씩이 서태평양 쪽으로 향하는 것을 발견했다. 올해 6월에는 중국 해군 동해함대 군함 11척이 서태평양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훈련을 벌인 바 있다.
인민해방군의 훈련 발표는 일본의 겐바 고이치로 외무상이 중국을 방문해 동중국해 영유권 분쟁의 긴장을 낮추기 위한 중-일 해상위기관리 기구 설립과 핫라인 개설을 제의한 날 나왔다.
중국군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미국이 최근 오스트레일리아에 미 해병대 2500명을 주둔시키기로 하고 베트남, 필리핀 등과 군사관계를 강화하는 데 대한 중국의 대응으로 해석한다. 군사전문가인 니러슝 상하이정법학원 교수는 24일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에 “미국이 오스트레일리아, 베트남, 필리핀과 남중국해에서 군사훈련을 진행한 데 대해 이번에는 중국이 도전에 대항할 힘을 보여줄 차례”라고 말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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