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과과(23·사진 왼쪽). 보시라이(오른쪽)
시진핑 등 차기 지도자 동맹
국내외서 초호화 생활 ‘눈총’
* 태자당 : 혁명지도자 자녀
국내외서 초호화 생활 ‘눈총’
* 태자당 : 혁명지도자 자녀
올해 초 중국 베이징의 미국 대사 관저에 빨간 페라리 승용차 한 대가 나타났다.
당시 존 헌츠먼 미국대사의 딸과 저녁식사를 하러 턱시도를 차려 입고 차에서 내린 젊은이는 보과과(23). 중국 차기 최고 지도부 후보로 유력한 보시라이 충칭시 당서기의 아들이다. 그의 할아버지는 ‘중국 혁명 8대 원로’의 한명인 보이보 부총리다.
보과과의 호화 행보는 중국 태자당(혁명지도자와 고위 간부의 자제)이 누리는 특권의 상징적 사례로 받아들여진다. 아버지 보시라이 당서기가 홍색 혁명가요 부르기와 저소득층 주택건설 등 좌파 혁명정신을 강조한 캠페인을 벌이는 동안, 보과과는 수십만달러짜리 페라리를 몰고 다니고, 영국 옥스퍼드대 재학시절 호화파티를 벌이는 사진이 폭로되기도 했다. 그는 12살 때부터 영국과 미국의 최고급 학교를 거쳐 현재 하버드대에 재학중이다.
내년 중국 공산당 새 지도부 등장을 앞두고 차기 지도자로 유력한 시진핑 부주석을 중심으로 한 태자당 세력이 약진하면서, 태자당의 부와 권력 독점에 대한 여론의 분노도 커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7일 보도했다.
시중쉰 전 부총리의 아들인 시진핑이 태자당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중국 최고 지도자 자리를 예약한 것을 비롯해, 왕치산 부총리 등 태자당 출신이 여럿 새 지도부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시 부주석과 보시라이 서기 등 태자당 세력의 비공식적 동맹이 형성돼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중국 정치와 군, 재계에서 ‘태자당 시대’가 열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재계에 진출한 태자당 세력이 가문의 배경에 힘입어 큰 부를 쌓고 호화 생활을 하는 데 대한 여론의 반감도 커지고 있다. 장쩌민 전 주석의 오른팔로 불리는 쩡칭훙 전 부주석의 아들 쩡웨이(43)가 2008년 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 항구를 내려다보는 고급 주택가에 3240만달러짜리 주택을 구입한 것도 입길에 올랐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의 중국 정치전문가인 리청은 “태자당이 인기 있었던 적은 물론 한번도 없었다”면서도 “이들이 정치적 힘과 경제적 부까지 모두 통제해가게 되면서 ‘붉은 귀족’의 합법성에 대한 우려가 심각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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