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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10년만에 세계2위 경제대국…‘수출 중심 성장’은 한계로

등록 2011-12-07 20:58

중국 WTO 10년, 빛과 그림자
전WTO총장 “인류사 가장 위대한 스토리”
외국인 직접투자 급증 ‘세계의 공장’ 비상
상하이·광둥 파업 물결…수출모델 그림자
“개방약속 안 지키고 이익만 챙겨” 비난도
‘루스스녠(入世十年).’ 중국어로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10년’을 의미하는 이 문구가 요즘 중국의 최대 화두다. 오는 11일은 중국이 15년의 험난한 협상 끝에 143번째 회원국으로 세계무역기구에 가입한 지 10주년이 되는 날이다. 중국 정부는 7일 ‘중국대외무역 백서’를 발표해 세계무역기구 가입 10년 만에 중국 국내총생산(GDP)이 세계 6위에서 2위로 성장하고 수입도 5배 늘었다며 성과를 강조했다. <신화통신>은 중국의 가입 당시 세계무역기구 사무총장이었던 마이크 무어가 “중국이 지난 10년간 이룬 발전은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스토리”라고 극찬했다는 기사를 내보냈다.

세계무역기구 가입은 중국이 ‘세계의 공장’으로 비상하는 날개가 됐다. 중국이 다자간 무역규범을 준수하고 개방형, 시장친화적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약속하자, 전세계 기업들이 중국에 투자하러 몰려들었다. 지난 10년간 중국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 누적액은 6531억달러였고, 한국의 중국 직접투자도 2001년 6억5500만 달러에서 2010년 31억6600만 달러로 늘었다. 이에 힘입어 중국은 세계 최대 수출국, 세계 2위의 무역국가, 2위의 경제대국으로 급성장했다. 중국의 교역액은 2001년 5095억달러에서 2010년 2조9740억 달러로 급증했다.

하지만 ‘세계무역기구 10년’의 축제에는 수출 중심 성장모델의 한계라는 그늘이 드리워져 있다. 최근 중국의 대표적 수출 산업지대인 상하이와 광둥성 일대에선 파업이 번지고 있다. 세계 경제위기로 수출주문이 줄고 중국의 임금과 생산비용이 높아지자 기업들이 공장 이전에 나서면서 일자리를 잃게 된 노동자들이 파업에 나선 것이다. 지난달 30일부터 상하이에 있는 싱가포르계 전자 대기업 하이-피(중국명 허비전자) 노동자들이 일주일 넘게 파업을 벌이고 있고, 광둥성 선전의 홍콩계 톱서치(즈줘전자) 공장에선 1000명 이상의 노동자들이 6일째 공장 이전에 반대하며 파업중이다.

중국 정부는 6일 이런 움직임이 사회 불안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내년 설날인 1월 23일을 체불 임금 지급 기한으로 정하고 9개 정부기관 합동으로 임금을 체불하는 기업주 단속에 나섰다.

지난 10년 동안 중국에게 큰 이익을 안겨준, 미국과 유럽이 값싼 ‘메이드 인 차이나’ 제품을 사주고 막대한 무역흑자를 쌓은 중국이 미국 국채를 사주는 구조는 붕괴하고 있다. 중국도 노동자들의 임금을 올리고 내수 중심 성장으로 전환하려 애쓰고 있지만, 성과가 나려면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등은 세계무역기구 가입 10년 동안 중국이 약속을 지키지 않고 이익만 챙겼다는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중국이 가입 당시 금융·에너지·통신 시장 등을 개방하기로 한 약속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중국 정부가 소유한 은행을 통해 자국기업에 대규모 보조금을 지급하고 금리와 환율을 통제하며 불공정 게임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지난 2일 중국 정부의 대규모 보조금을 받는 태양광 패널 제조업체들의 덤핑공세가 미국 경쟁업체들에 손실을 야기했는지 조사하기로 결정했다. <로이터> 통신은 저렴한 중국산 수출품에 대한 반덤핑 제소가 대부분이었던 이전과 달리, 이처럼 “중국의 국가주도 경제 시스템 자체를 문제삼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림친렁 홍콩대 법학교수는 “(중국에게) 당신이 은행을 통제하고, 토지를 규제하는 방식이 마음에 안든다, 국영기업들을 지원하는 것도 마음에 안든다며 이 모든 것을 바꾸라는 요구”라며 “최근의 경향은 중국이라는 모선을 겨냥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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