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외교부 “내정 간섭” 반박
중국계 혈통에 소탈한 이미지로 중국인들 사이에 인기가 높은 게리 로크(중국명 뤄자후이) 주중 미국대사가 마침내 중국 정부의 ‘아킬레스건’인 인권 문제에 입을 열었다. 로크 대사는 14일 <에이피>(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올들어 중국내 인권 상황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며 “미국 정부가 중국 인권 문제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 대해 “중국 지도자들이 이집트 등 아랍 세계를 휩쓴 민주화 시위가 중국에서도 일어날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주중 미국대사관 관계자가 지난해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류샤오보의 부인 류샤를 만나려 했지만, 가택연금 상태인 그를 만날 수 없다는 말도 덧붙였다.
로크 대사는 지난 10일 ‘세계인권의 날‘을 맞아 주중 미국대사관 사이트에 중국 인권에 대한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에 대해 류웨이민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4일 “미국이 인권을 핑계로 중국의 내정에 간섭하는 데 결연히 반대한다”고 반박했다.
중국 네티즌들은 로크의 인권 발언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추방당하는 것을 조심해라”, “대사께서 미국 인민의 인권이나 잘 보호해라” 등의 냉소적 반응도 있지만, “로크야말로 중국을 사랑하는 것이다. 그의 중국 혈통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등 그를 응원하는 반응도 적잖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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