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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중 우칸촌, 자치조직 꾸려 경찰과 대치

등록 2011-12-18 18:46

직접 대표 선출해 질서유지
순찰대 만들고 음식 나눠
중국 공산혁명 최초의 소비에트가 세워졌던 곳에 80여년 만에 다시 등장한 농민들의 ‘해방구’가 일주일을 맞았다.

중국 남부 광둥성 루펑시 우칸촌에서 공산당 간부들이 마을 토지를 부동산 회사에 불법 매각해 막대한 이익을 챙겨온 데 분노해 지난 12일 당·정부·공안 관계자들을 모두 쫓아낸 촌민들은 직접 민주선거로 선출한 임시대표이사회를 구성해 마을의 질서를 유지하고 있다고 홍콩 <명보> 등이 전했다.

등록 인구 2만명 중 마을에 남은 1만3000여명은 47개 씨족별로 인구 비례에 따라 1~5명씩 출마한 100여명 후보중에서 13명을 대표로 뽑아 임시대표이사회를 구성했다. 마을의 실질적 지도자로 뽑힌 린주롄은 “우칸촌의 민주선거는 전국의 모범”이라며 “전국의 향·진·성·시에서 공개적이고 공정한 선거가 실시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우칸촌이 위치한 루펑시는 중국 공산주의 혁명사에서 하이루펑(해륙풍) 소비에트로 유명한 곳이다. 1927년 11월 루펑과 인근 하이펑의 농민들이 봉기해 최초로 공산주의 조직이 통치하는 소비에트를 세웠던 곳에서 공산당 간부들을 몰아낸 농민들의 해방구가 등장한 것은 역사의 아이러니다. 우칸 촌민들은 아버지와 할아버지 세대가 하이루펑 봉기에 참여했던 것을 기억하고 있으며, 어렵게 얻고 지켜온 토지를 당 간부들이 “두부를 잘라 팔듯 한조각 한조각 팔아버린 데” 분노한다고 <21세기경제보도>는 최근 보도했다.

우칸촌의 아침은 광장의 시위로 시작되고 있다. 주민들은 “탐관오리 타도” “우리 농지를 돌려달라” “쉐진보의 주검을 돌려달라” 등의 구호를 외친다. 당국에 체포됐다 의문사한 쉐진보의 죽음은 주민들의 분노가 폭발하는 도화선이 됐다. 주민들은 중앙 당과 정부가 나서 지방 관리들을 처벌하고 토지를 돌려주고 민주선거로 선출된 대표들을 인정할 것을 요구한다.

마을 외곽을 중무장한 수천명의 무장경찰이 에워싸고 있는 가운데, 주민들은 체포와 무력진압을 막기 위해 진입로를 나무로 막고 검문소를 설치하고 순찰대를 조직해 다윗과 골리앗처럼 대치하고 있다. 마을 임시대표이사회는 당국의 포위로 약 7일분의 식량만 남아있지만 부유한 집은 물고기와 야채 등을 가난한 이웃에게 나눠주고 있으며, 인근 마을에서도 식량을 제공하겠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주민들은 당국이 쉐진보의 주검을 내놓고 구금된 마을 지도자 4명을 석방하지 않으면 이번주에 루펑시의 인민정부까지 행진할 계획이라고 <아에프페>(AFP) 통신은 전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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