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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중국 ‘우칸촌 해방구’ 승리했다

등록 2011-12-22 20:34수정 2011-12-22 21:54

정부 ‘주민 3대 요구’ 모두 수용…시위 종료
운동가들 “우칸촌 승리, 민주화운동 신기원”
인민일보, 시위 주민 두둔…정부 정책 변화
인근 주민 5만 오염반대 시위 ‘우칸촌 효과’
“이것은 승리의 시작이다.”

마을 간부들의 토지 불법 매각에 항의해 봉기한 중국 광둥성 루펑시 우칸촌 농민들의 대표 린주롄은 21일 오후 주민들 앞에서 석달간의 투쟁이 열매를 맺었다고 선언했다. 이날 린주롄과 협상에 나선 주밍궈 광둥성 부서기는 주민들의 3대 요구를 모두 받아들이겠다고 약속했다고 홍콩 <명보> 등이 보도했다.

주 부서기는 체포된 마을 대표 3명을 석방하고 구금중 숨진 마을 대표의 주검을 가족한테 인도하고 사인을 재조사하기로 했으며, 특히 촌민들이 직접 민주선거로 뽑은 시위 지도부를 합법적 촌 대표로 인정하겠다는 정치적 양보도 했다. 광둥성 권력 서열 3위인 부서기가 당국의 수배 명단에 오른 마을 대표와 협상을 벌이고, 주민들의 정치적 요구에 동의한 것은 중국 역사상 이례적인 사건이다. 마을 주민들은 협상 결과를 들은 뒤 투표를 통해 시위 중단을 결정하고 공안의 진입을 막으려 도로에 설치한 장애물도 치웠다.

‘우칸촌의 승리’ 소식은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 등을 통해 22일 빠르게 퍼져나가고 있다. 우칸촌 농민들은 마을 당 간부들이 주민들의 집단소유로 돼 있는 마을 토지를 부동산회사에 몰래 매각하고, 보상금도 주지 않은 채 막대한 이익을 챙겨온 데 분노해 지난 9월부터 시위를 벌여왔다. 이달 초 공안에 붙잡혀간 마을 대표가 의문사하자, 분노한 주민들은 지난 12일 마을에서 당·정부·공안 관계자들을 모두 몰아내고 열흘 동안 마을 대표들이 통치하는 ‘해방구’를 이뤘다.

중국 사회운동가들은 우칸촌을 민주화 운동의 새로운 기원으로 주목한다. 주민들은 시위 기간 내내 강력한 조직력과 단결력을 보였고, 인터넷과 국외 언론을 이용해 상황을 외부에 전달하며 중국 농민들이 더이상 침묵하는 군중이 아님을 선언했다.

이번 사태가 중국 당국의 시위 강경진압 위주 정책에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22일 현지 관리들이 우칸촌 주민들의 “합리적인 요구”를 무시하는 과오를 저질렀다면서, 광둥성 정부가 협상과 양보로 사태를 해결한 것을 지지하는 사설을 실었다. 왕양 광둥성 당서기는 이번 사태가 “경제발전 과정에서 쌓인 모순을 무시한 결과”라고 인정했다.

우칸촌 민주화 운동의 파급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인근 산터우시 하이먼진 주민들은 20일부터 사흘째 도로를 점거한 채, 마을에 들어선 화력발전소 때문에 빚어진 환경 오염에 저항하는 격렬한 시위를 벌이고 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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