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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거대한 공사장’ 단둥 가보니

등록 2012-01-01 22:10

북한 주민들이 지난 25일 북한 평안북도 신도군 황금평 들판을 지나가고 있다.  단둥/박종식 기자
북한 주민들이 지난 25일 북한 평안북도 신도군 황금평 들판을 지나가고 있다. 단둥/박종식 기자
북-중 잇는 신압록강 대교 공사 착착
단둥, 북한경제 배후도시로 급팽창
“한국, 경협 복원 않으면 교두보 잃어”
단둥은 지금 거대한 공사장이다. 북-중 교역의 거점도시로서 승천하는 용처럼 꿈틀댄다. ‘단둥굴기’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 중심축은 신압록강 대교다. 북-중 양쪽에서 거리를 좁히며 빠른 속도로 모습을 갖춰가고 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후 애도기간에도 중국 쪽 공사는 멈추지 않고 계속 진행됐다. 평안북도 용천군과 단둥 랑터우 신도시를 연결하는 이 다리가 완공되면 북-중 교역이 크게 늘고, 단둥 발전도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압록강 대교 건설이 본격화하면서 이와 맞닿은 랑터우 신도시 개발도 탄력을 받고 있다. 여의도 30배 면적의 땅에 인구 40만명을 수용할 이곳에는 수십층 높이의 고층빌딩과 아파트가 숲을 이루며 들어서고 있다. 2015년 신도시가 완공되면 100년 전 조그만 어촌에 불과했던 단둥은 북한 경제의 배후도시이자 명실상부한 동북아경제권의 거점도시가 된다.

압록강의 섬인 황금평도 부산하다. 지난해 6월 북한과 중국의 고위급이 참석한 착공식 이후 진입로를 내는 등 기반공사가 한창이다. 중국이 개발을 주도하는 황금평은 성장하는 단둥의 생산기지가 될 전망이다. 북-중 양국은 봉제업은 물론 소프트웨어와 애니메이션 같은 첨단산업을 이곳에 유치하기로 합의했다. 북-중 양국의 임금 격차가 커진 탓에 북한의 낮은 임금은 중국에 활용가치가 크다. 이미 500~1000여명으로 추산되는 북한의 봉제인력이 단둥에서 외화벌이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에스케이(SK)가 중국 랴오닝성 단둥시에 짓고 있는 아파트 앞을 중국 노동자들이 지난 29일 지나고 있다. 북한과 중국 교역의 거점도시인 단둥에 교두보를 확보하려는 한국 기업들의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단둥/박종식 기자
에스케이(SK)가 중국 랴오닝성 단둥시에 짓고 있는 아파트 앞을 중국 노동자들이 지난 29일 지나고 있다. 북한과 중국 교역의 거점도시인 단둥에 교두보를 확보하려는 한국 기업들의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단둥/박종식 기자
단둥의 한 중국인 사업가는 “김정일 위원장 사후 일시적으로 북한이 움츠릴 수 있겠지만 결국 개혁·개방을 가속화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단둥의 미래는 어느 때보다 밝다”고 말했다. 단둥의 한 소식통은 “이미 베이징과 광둥 쪽 부동산 업체들이 관심을 갖고 단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단둥에서 교두보를 확보하기 위한 한국 기업들의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에스케이네트웍스는 2005년 이곳에 진출해 아파트와 오피스텔을 지었다. 압록강변 볜징루를 따라 달리다 보면 에스케이 간판을 단 16층짜리 오피스텔이 눈에 들어온다. 에스케이는 신도시에 700여가구 규모의 한국형 아파트와 보세물류센터도 조성하고 있다. 물류센터가 완공되면 북한은 물론 동북아 전역으로 나갈 물건들이 이곳을 거치게 된다. 에스케이는 인근 항구도시 둥강엔 동북아 지역의 에너지 공급을 맡을 탱크를 건설했다. 봉제 분야 등에도 한국 기업과 무역상들이 진출해 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들어 남북관계가 냉각하면서 단둥의 한인사회가 위축되고 있다. 특히 2010년 천안함 피격 이후 북한과의 교역을 금지한 5·24 조처가 발동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한때 6000명에 이르렀던 한인 수는 3000여명으로 줄었고, 수백명에 이르던 대북 사업가들은 동남아 등지로 뿔뿔이 흩어졌다. 단둥의 한 한인 사업가는 “앞으로 단둥에서 시작할 잔치에 한국도 참석해야 한다”며 “이미 나진항과 광물자원을 중국이 차지한 상황에서 남북 경제협력 복원을 서두르지 않으면 압록강에서도 한국이 설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단둥(랴오닝성)/박영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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