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총통선거 D-1 현장
마잉주 “양안관계 개선뒤 성장”…‘상위층 부 독점’ 비판도
차이잉원 ‘주권론’도 반감 커…중국발 대만행 항공권 매진
마잉주 “양안관계 개선뒤 성장”…‘상위층 부 독점’ 비판도
차이잉원 ‘주권론’도 반감 커…중국발 대만행 항공권 매진
“2008년 취임 뒤 금융위기를 극복하고 2010년 10.8%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양안관계를 개선해 대만에 큰 경제적 기여를 했고 경쟁력 있는 정부를 만드는 성과가 있었다.”
대만 총통 선거를 이틀 앞둔 12일 타이베이의 국민당사. 국민당 후보인 마잉주 총통은 외신기자들 앞에서 지난 4년간의 성과를 유창한 영어와 중국어로 홍보했다. 하지만 기자회견 1시간 내내 중국과의 관계 개선으로 얻은 경제적 이익을 서민층은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는 질문이 이어지자, 마 총통은 곤혹스런 표정으로 “대기업 외에 소상인과 서민들에게도 혜택이 가고 있고 효과가 계속 확산될 것”이라고 여러차례 강조해야 했다.
14일 열리는 대만 총통 선거는 여당 국민당의 마잉주 총통과 차이잉원 민진당 주석의 치열한 2파전이지만 심판대에 선 보이지 않는 후보는 ‘중국’이다.
2008년 마 총통 취임 뒤 중국과의 양안관계는 사상 최고의 밀월기를 보냈다. 대만과 중국 사이에 자유무역협정 성격의 경제협력기본협정(ECFA) 등 16개 협정이 체결됐고, 직항 개설, 우편 왕래, 중국인들의 대만 관광 등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는 변화가 일어났다. 2008년 대만과 중국을 오가는 직항은 하나도 없었지만 현재 매주 558편이 왕래한다.
경제협력기본협정 체결 당시 원자바오 총리가 직접 나서 “대만에 이익을 양보하라”고 지시했다고 알려졌을 정도로, 중국은 양안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해 대만에 큰 경제적 혜택을 안겨주는 ‘중국판 햇볕정책’을 추진했다. 대만 전체 무역 중 홍콩을 포함한 대중국 무역이 40%를 차지하고 대외 투자의 85%가 중국에 집중돼 있다.
선거법상 최종 여론조사가 공표된 지난 3일 수치를 보면 마 총통이 3% 포인트차의 근소한 우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그의 대중국 정책을 평가하는 심판론은 막판 뜨거운 쟁점이 되며 마잉주를 괴롭히고 있다. 중국과의 경제관계 강화로 얻은 부가 서민들의 민생에 얼마나 도움이 됐느냐를 둘러싸고 중국과의 사업으로 이익을 보는 계층과 그렇지 않은 계층 사이 온도차가 크기 때문이다.
휴가를 내고 민진당 선거 캠프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학원 강사 저우천위(26)은 “마잉주의 정책은 중국에 너무 치우쳐 있고, 중국과의 관계 강화로 경제가 좋아졌다는데 전혀 실감하지 못하겠다”며 “많은 주변 친구들이 일자리를 못찾고 있고 임금도 하나도 오르지 않은데다 집값과 물가만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차이잉원이 이기면 중국과의 관계가 악화돼 경제도 더 어려워지지 않겠냐고 묻자 “중국도 대만인들의 목소리를 들어야지 위협만 해서는 안된다”고 했다.
반면 타이베이의 택시기사 장바오청은 “마잉주는 실용적인 정책을 추진해왔고 부패하지 않고 청렴하다”며 “나같은 일반 서민들의 생활도 이전보다 좋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차이잉원이 당선되면 대만은 혼란스러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차이 주석이 당선될 경우 중국이 대만과 추진해온 많은 경제 협력 과제들을 중단하고 중국 관광객들이 줄어들고 경제적 압박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이번 선거의 주요 변수다. 마 총통은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는 ‘92 컨센서스’에 기반해 중국과의 관계를 강화해 왔다. 하지만 차이 주석은 국민투표 등을 거쳐 대만 국민들의 여론을 확인한 뒤 협상에 나서야 한다는 ‘대만 컨세서스’를 들고나왔고, 중국은 이것이 ‘포장만 바꾼 대만독립 정책’이라고 비판한다. 이는 차이 주석에게는 가장 큰 난제다. 예측불허의 접전 속에서 ‘중국 개입 논란’도 커지고 있다. 중국 당국이 마잉주 당선을 지원하기 위해, 중국 내에서 사업하는 대만 기업가들에게 보조금을 지원하거나 항공권을 할인해 주며 귀국 투표를 독려하고 있다는 설이 파다하다. 대만 기업인 200여만명중 약 20만명이 투표를 위해 귀국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12~13일 중국과 홍콩에서 대만으로 향하는 항공기는 매진 상태다. 타이베이/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차이 주석이 당선될 경우 중국이 대만과 추진해온 많은 경제 협력 과제들을 중단하고 중국 관광객들이 줄어들고 경제적 압박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이번 선거의 주요 변수다. 마 총통은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는 ‘92 컨센서스’에 기반해 중국과의 관계를 강화해 왔다. 하지만 차이 주석은 국민투표 등을 거쳐 대만 국민들의 여론을 확인한 뒤 협상에 나서야 한다는 ‘대만 컨세서스’를 들고나왔고, 중국은 이것이 ‘포장만 바꾼 대만독립 정책’이라고 비판한다. 이는 차이 주석에게는 가장 큰 난제다. 예측불허의 접전 속에서 ‘중국 개입 논란’도 커지고 있다. 중국 당국이 마잉주 당선을 지원하기 위해, 중국 내에서 사업하는 대만 기업가들에게 보조금을 지원하거나 항공권을 할인해 주며 귀국 투표를 독려하고 있다는 설이 파다하다. 대만 기업인 200여만명중 약 20만명이 투표를 위해 귀국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12~13일 중국과 홍콩에서 대만으로 향하는 항공기는 매진 상태다. 타이베이/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