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14일 대만 총통선거
결과따라 중국과 관계변화
세계정세도 지각변동 예고
결과따라 중국과 관계변화
세계정세도 지각변동 예고
“지난 토요일 아버지 몰래 딸을 데리고 마잉주 총통 유세에 갔다. 마잉주가 총통이 된 뒤 대만은 정말 많이 발전했다. 동생도 중국 광둥성 둥관에서 일하고 있다. 하지만 차이잉원을 지지하는 아버지는 중국은 문제가 많다며 동생에게 계속 돌아오라고 한다.”
대만 타이베이에서 12일 만난 회사원 차이중이(41)는 가족들 사이에서도 국민당의 마잉주, 민진당의 차이잉원 표가 뚜렷하게 갈린다며 “표차가 극히 적은 박빙 승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14일 총통 선거를 앞두고 대만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지구촌 대선의 해’를 여는 첫 대선인 이번 선거는 그 결과에 따라 대만, 나아가 동북아 정세 지각변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번 선거가 민감해진 것은 막판으로 갈수록 중국과의 양안관계가 최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대만 사회에선 마 총통이 적극 추진해온 중국과의 관계 강화 속도가 지나쳐 중국에 흡수통일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중국과의 경제관계 강화로 얻은 과실이 기업가 등 소수에게 집중되고 있다는 불만도 서민층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대만 첫 여성 총통’ 가능성을 높이고 있는 민진당의 차이 주석은 공평과 정의를 화두로 내걸고 민심을 파고들고 있다. 그는 대만의 대중국 무역의존도가 40%를 넘은 것은 ‘너무 많은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은 위험한 정책’이라고 비판한다.
선거 결과에 따라 중국과의 관계는 큰 조정을 겪게 되고, 양안관계가 긴장되면서 동북아 정세에 도미노 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 우젠셰 대만국립정치대 연구원은 “차이잉원이 승리하면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추진한 양안정책의 실패를 의미하게 돼, 이에 불만을 가져온 중국 내 군부 강경파의 목소리가 커질 것”이라며 선거 결과가 대만뿐 아니라 중국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차이 주석이 당선되면 경제가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현실적 우려’가 결국 마 총통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도 만만찮다.
타이베이/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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