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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중국, 이번엔 ‘북풍’ 대신 우회전략

등록 2012-01-13 21:03

14일 대만총통 선거
친중국 대만 기업가들 투표 독려…마잉주 지원사격
대만 총통 선거가 치러지는 14일까지 중국 정부는 이례적으로 ‘침묵’을 지켰다. 미사일 훈련도, 대만 공격 발언도 없었다. 대만-중국 양안관계의 미래를 결정지을 이번 선거 결과를 주시하고 있는 중국이 안보 우려를 고조시키는 ‘중국판 북풍’을 일으켜, 친중 정책을 펴온 여당 후보 마잉주 총통(국민당)을 지원할 것이라는 예상은 빗나갔다.

대신, 중국에 투자한 대만 기업가들이 마잉주 총통 지지를 선언하며 전면에 나섰다. 중국 정부가 마 총통을 우회적으로 지원하는 전략으로 방향을 튼 것 아니냐는 분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을 제조하는 거대 전자업체 폭스콘을 거느린 훙하이그룹의 궈타이밍 회장은 최근 “마잉주 총통이 당선되면 계속 안정적 투자를 할 수 있지만, 다른 후보가 당선되면 대만 경제가 심각한 타격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 총통에 대한 지원 사격이다. 폭스콘은 중국 내에서만 100만명이 넘는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다.

200만여명으로 추산되는 중국 진출 대만 기업가 가운데 20만여명이 집단적으로 귀국 투표에 나서자 ‘중국 개입’ 논란도 불거졌다. 중국 기업이 이들에게 할인 항공권 등을 제공하며 투표 독려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는데, 중국과의 관계 강화로 이익을 본 기업가들은 대거 마 총통에게 표를 던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야당 민진당은 중국이 대만 기업가들의 귀국 투표나 마잉주 총통에 대한 정치 헌금을 사실상 강요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대만 기업가들이 ‘양안 화해’ 정책을 펴온 마잉주 총통을 적극 지원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형성돼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중국이 없으면 이들이 존재하지 않았을 만큼 중국과 밀착돼 있기 때문이다. 8만개 이상의 대만 기업이 중국에 진출했고, 중국에 대한 대만의 투자는 1000억달러가 넘는다. 천이중 대만 중앙연구원 연구원은 “폭스콘을 비롯해, 캉스푸 라면으로 중국 시장을 석권한 대만의 딩신그룹, 왕왕그룹 등은 원래는 대만의 소규모 기업에서 출발했으나 중국에 진출한 뒤 저임금 노동력, 값싼 토지, 각종 우대 정책을 통해 거대 기업으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중국은 1996년 대만 첫 직선제 총통 선거 전 대만해협에서 미사일 훈련을 실시했고, 2000년 선거 직전에는 주룽지 총리가 천수이볜 후보가 당선되면 대만을 공격할 수 있음을 시사했지만, 2차례 모두 대만 독립 성향의 후보가 당선됐다. 옌전성 국립정치대 연구원은 “중국은 과거 대만 선거에 개입했다 실패했던 교훈을 통해 이번에는 개입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려 노력하고 있지만, 차이잉원 후보가 당선되면 경제적 압박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타이베이/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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