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중국

마잉주 재선에 중-대만 양안경제 ‘더 가까이’

등록 2012-01-18 20:53수정 2012-01-18 21:44

중-대만 ECFA 2년째
무관세 품목 올해 513개
2월 추가확대협상 예정
전기전자·석유화학 등
한국 경쟁업체 정조준
지난 16일 오후 타이베이 타오위안 국제공항. 대만에서 산 물건들을 담은 상자와 가방을 몇개씩 들고 선 중국 관광객들로 인산인해였다. 매주 558편의 직항 정기여객 항공편이 대만과 중국 각 도시를 잇고 있다.

2008년 ‘양안 화해’ 정책을 내건 마잉주 총통 집권 전까지, 타이베이 시내에선 중국인을 보기 어려웠다. 직항은 한편도 없었다. 대만 곳곳의 중국 관광객 물결, 중국으로 수출되는 대만 공산품과 과일, 해산물의 흐름은 적대관계였던 중국과 대만이 얼마나 급격히 경제 동반자로 밀착했는지를 보여준다.

지난 14일 대선에서 마잉주 총통의 연임이 확정되면서, 양안 경제협력의 상징인 경제협력기본협정(ECFA·에크파)이 가속도를 낼 것이라는 기대감이 대만 경제권에서 확산되고 있다. 선거 결과가 나온 뒤 폭스콘 등 대만 주요 기업들은 중국 투자 확대 계획을 연이어 발표하고 있다. 대만 경제부는 3월 말 이전 중국에 무역사무소를 설치하겠다고 18일 밝혔다.

2010년 6월 체결된 에크파는 중국과 대만이 합의한 품목을 무관세로 교역하고, 금융·투자·서비스·교육·문화 등으로 개방 범위를 확대해가는 설계도를 갖고 있다. 발효 첫해인 지난해에는 대만의 대중국 수출 중 무관세 대상 품목이 76개에 불과해 대만 기업들의 활용률이 20%에 그쳤지만, 2년째를 맞은 올해에는 무관세 혜택 품목이 513개로 확대돼 본격적인 ‘에크파 시대’가 열리고 있다. 특히 친중국 정책에 대한 심판 성격으로 치러진 대선에서 마 총통이 승리하면서, 양안 경제 일체화가 급진전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이르면 2월 양안간 관세 면제 품목 확대를 위한 후속 협상이 시작되는데, 대만은 중국에 수출되는 디스플레이 패널을 포함한 전기전자, 석유화학, 공작기계 제품 등에 대해 관세 면제를 요청할 예정이다. 올해 양안 투자보장협정이 체결될 것이라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대만에선 한국을 ‘경쟁자’로 의식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린성중 대만 경제부 차관은 지난 13일 인터뷰에서 “한국은 이미 여러 국가와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었고 중국과도 자유무역협정을 추진하고 있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며 “대만도 중국과의 경제협력기본협정 후속 협상을 계속하고 다른 국가들과도 자유무역협정을 늘려가겠다”고 밝혔다.

대만이 중국으로부터 무관세 혜택을 받아내려는 품목은 대부분 한국과 대만 기업들이 중국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는 주요 수출품들이다. 지난해(1~11월) 중국 수입 시장에서 한국과 대만의 점유율은 각각 9.6%(1473억8000만달러)와 7.4%(1141억6000만달러)로 2·3위를 차지했는데, 이렇게 한국에 뒤처진 상황을 뒤집겠다는 것이다.

동생을 비롯해 가족·친지들이 중국에서 사업을 하고 있다는 타이베이 시민 장리베이(58)는 “2000년대 초 경쟁국인 한국은 경제성장 모델을 전환해 우리보다 훨씬 발전했는데, 대만은 민진당 통치 아래서 기회를 놓치고 경제가 어려워졌다”며 “마잉주가 경제협력기본협정을 맺어 대만 기업들이 중국 시장에서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국 기업들도 에크파 첫 1년 동안 한국의 타격은 크지 않았지만, 장기적으로 양안 경제일체화가 심화되는 데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타이베이의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직은 반도체 등이 관세 면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타격은 별로 없다”면서도 “문제는 에크파가 계속 확대돼 대만 기술과 중국 기업의 자본력 등이 시너지 작용을 일으키며 강력한 경쟁자로 등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타이베이/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