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 소식을 전해 세계인의 눈과 귀를 집중시켰던 북한 <조선중앙텔레비전>의 리춘히(68) 앵커가 중국 춘제(설) 특집 프로에 출연했다.
리춘히 앵커가 평양의 조선 중앙텔레비전 스튜디오에서 <중국중앙텔레비전>(CCTV)의 평양 주재 특파원과 만나 앵커의 자질과 방송 진행에 대한 자신의 생각 등을 밝히고 중국 시청자들에게 새해 인사를 하는 장면이 23일 <중국중앙텔레비전>을 통해 방송됐다.
리춘히는 파란 한복 차림으로 스튜디오에 앉아 “진행자는 자신만의 개성이 있어야 한다”며 “예를 들어 조선인민민주주의공화국이라고 전할 때 소리만 치고 감정도 없고 대상도 없이 하지 말고 텔레비전이니까 시청자들을 생각해서 부드러우면서도 말처럼 해야 한다”고 한수 지도하기도 했다.
리춘히는 이어 “오늘은 조중(북-중) 두나라 인민의 민속명절인 설 명절입니다. 그럼 지금부터 오늘 중앙 텔레비전 방송을 시작하겠습니다”라고 특유의 어투로 앵커 멘트를 하는 시범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화면을 보면 어린 동무들이 곱다. 화면은 확실히 곱고 젊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자신이 최근 방송 일선에서 은퇴하고 있는 배경을 밝혔다. 그는 최근에는 주요 뉴스를 제외하고는 방송에 별로 출연하지 않고, 후진을 양성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고 <중국중앙텔레비전>은 전했다.
리춘히는 지난 12월19일 낮 12시 검은색 한복을 입고 나와 흐느끼며 김정일 위원장 사망소식을 전했다. 북한의 노력영웅, 인민방송원인 리춘히는 그동안 북한이 공식입장을 발표할 때나 김 위원장의 소식을 전할 때 단골로 출연했다. 지난해 10월19일 밤 뉴스를 끝으로 모습을 감췄다가 2개월 만에 등장해 김 국방위원장의 사망 소식을 보도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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