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보다 40% 줄어…경기악화로 폭죽 구입 부담
공기오염은 여전…미세먼지 농도 평소의 60배
공기오염은 여전…미세먼지 농도 평소의 60배
중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춘절(설) 풍습 중 하나인 불꽃·폭죽 놀이 열기가 올해는 예년보다 식었다. 경기침체를 보여주는 척도로 해석된다.
불꽃놀이가 가장 집중되는 춘절 전야의 폭죽 사용량을 보여주는 폭죽피 등 폭죽 잔해 쓰레기 1423t이 23일 오전 베이징에서 수거됐다고 <신경보>가 24일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 춘절 때의 2380t에 비해 40%가 줄어든 것이다. 궁런체육관 근처의 폭죽가게 주인은 <베이징신보>에 “예년에는 춘절 전야까지 가게에 있는 폭죽의 절반 가량이 팔렸는데 올해는 3분의 1도 팔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폭죽 열기가 시들해진 것은 중국의 경기가 침체되고 물가 상승 등으로 생활이 힘들어지면서 폭죽 구입에 부담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공기오염이나 화재, 사고 등을 우려해 자제하는 이들도 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불꽃놀이 관련 화재와 부상자도 예년보다 줄었다. <신화통신>은 중국 공안부 집계를 인용해 섣달 그믐날인 22일부터 춘절인 23일 오전 8시까지 중국 전역에서 1602건의 화재가 발생해 1명이 숨지고 3명이 부상했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해 춘제 때 발생한 9945건의 화재에 비해선 84%나 감소한 것이다.
열기는 조금 식었지만 불꽃놀이로 인한 공기 오염은 여전히 심각했다. 베이징환경보호감측센터가 측정한 22일 밤 11시 베이징 시내 시청구의 PM10(지름 10㎛ 이하 미세먼지) 농도는 300㎍/㎥로 이날 오전 10시에 측정한 오염물질 농도의 60배에 달했다. 주중 미국대사관이 측정한 대기오염 정보를 보면 22일 오후 4시까지 ‘보통’ 수준이던 베이징시의 PM 2.5(지름 2.5㎛이하 초미세먼지) 오염도는 불꽃놀이가 시작된 오후 5시부터 급속히 나빠져 23일 오전 1시부터 ‘측정 불가’ 수준까지 올라갔다.
춘절의 불꽃·폭죽놀이는 악귀를 쫓고 복을 불러온다는 중국인들의 전통 풍습이다. 특히 섣달 그믐날 밤에서 새해 첫날 새벽으로 넘어가는 시간에는 밤 하늘이 온통 형형색색의 화려한 불꽃으로 가득해진다. 2009년 춘절 때는 중국중앙텔레비전(CCTV) 신축 청사 건물이 불꽃놀이로 인한 화재로 불탔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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