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티베트자치구 인접 쓰촨성 루훠서
최소 1명 숨져…‘6명 사망’ 보도도 나와
2008년 티베트봉기 이후 최악 유혈사태
최소 1명 숨져…‘6명 사망’ 보도도 나와
2008년 티베트봉기 이후 최악 유혈사태
중국 무장경찰이 시위에 나선 티베트인들에게 발포해 적어도 1명이 숨지고 32명 이상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자가 6명에 이른다는 보도도 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일어난 티베트인들의 봉기 이후 티베트 지역에서 벌어진 최악의 유혈 사태다.
23일 중국 서부 쓰촨성 간쯔티베트자치주의 루훠(티베트어로는 드라고)에서 중국의 탄압에 항의하는 티베트인 시위대 수천명을 향해 무장경찰이 발포했다고 다람살라의 티베트 망명정부와 티베트 인권단체 ‘프리 티베트’ 등이 현지 목격자들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현지 드라고 사원의 한 승려는 <아에프페>(AFP) 통신에 “부상자들은 안전을 우려해 (병원에 가지 못하고) 드라고 사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1명은 머리에 총탄을 맞은 상태”라며 “공안 1000~2000명이 사원을 에워싸고 있다”고 말했다.
이 지역에선 최근 티베트 독립을 지지해 분신할 사람들의 이름이 담긴 전단지가 배포돼 공안이 티베트인들을 체포했으며, 23일 주민들은 체포된 이들의 석방과 종교 자유를 요구하며 시위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3월 이후 티베트의 자유 등을 요구하며 분신한 티베트 승려는, 지금까지 알려진 것만 해도 16명에 이른다.
중국 당국은 사건이 일어난 쓰촨성 서부 티베트인 거주지역에 대한 외부인의 접근을 철저히 차단하고 있어, 사건의 진상과 사상자 수에 대한 소식도 엇갈리고 있다.
‘프리 티베트’는 노르파 용텐(49)이라는 티베트인 남성이 머리에 총을 맞고 숨졌으며, 부상자로 명단을 확인한 32명 외에도 더 많은 부상자가 있다고 밝혔다. 미국 워싱턴의 ‘인터내셔널 캠페인 포 티베트’는 사망자가 3명이며, 49명이 다쳐 승려들이 운영하는 진료소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고 <뉴욕 타임스>는 전했다. 인도 다람살라의 티베트 망명정부도 1명이 숨졌음을 확인했으며, 6명이 숨졌다는 소식도 있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의 훙레이 대변인은 24일 관영 <신화통신>을 통해 “승려를 포함한 폭도들이 도심의 가게들을 부수고 경찰서를 공격했다”며 “무리 중 1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으며 공안 5명도 다쳤다”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국외 티베트 독립세력들이 진상을 왜곡하고 있다”고 비난했지만, 중국 당국이 시위대에 총격을 가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신화통신>도 “오후 2시께 시위대가 폭력적으로 변해 둔기와 돌로 경찰서를 공격했다”고 보도했다.
쓰촨성 서부의 간쯔와 아바 등은 티베트(시짱)자치구와 인접해 있으며, 2008년 티베트인들의 봉기 당시에도 반중국 시위가 가장 격렬했던 곳이다. 지난 14일에도 이번 사건이 일어난 간쯔에서 가까운 아바티베트자치주에서 공안이 시위대에 총격을 가해 2명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