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 간부 축출→선거도입
촌위원회 선거위원들 뽑아
촌위원회 선거위원들 뽑아
1일 오전 9시 중국 남부 광둥성 루펑시 우칸마을의 초등학교 운동장. 생애 첫 민주 선거에서 한표를 행사하기 위한 주민들의 긴 투표 행렬이 이어졌다.
지난해말 부패한 지방 관리들을 내쫓고 ‘해방구’를 이뤘던 우칸촌 주민들이 촌위원회 구성을 위한 첫 걸음인 선거위원 선거를 실시했다고 <신화통신> 등이 보도했다. 7349명의 등록 유권자 중 80%가 넘는 6200여명이 투표에 참가해 11명의 선거위원을 뽑았다. 오는 3월1일에는 선거위원회 감독하에 다시 선거를 실시해 마을 행정을 담당할 촌위원회 간부들을 직접 선출한다.
우칸 주민들은 촌위원회 간부들이 부동산 개발회사에 마을 토지를 팔아넘기고 수익을 착복한 데 항의해 지난해 9월부터 3개월간 시위를 벌였으며, 광둥성 정부는 담판 끝에 토지 매각 재조사 등 주민들의 요구를 수용하고 독립적 선거로 촌위원회를 다시 선출하도록 합의했다. 중국 다른 지역에서도 형식상 기층선거가 치러지지만, 실제로는 공산당이 지원하는 후보만이 출마할 수 있고 선거도 철저한 통제 아래 치러진다.
투표장에 나온 주민 양진루(43)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처음으로 민주주의를 맞보는 역사적 경험”이라며 환호했다. 관심은 ‘우칸 모델’이 중국의 다른 지역으로 확산돼 민주화의 도미노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에 쏠린다. 1일 선거를 지켜보기 위해 중국 전역에서 민주화 인사들이 마을로 몰려왔다. 베이징의 민주화 운동가인 슝웨이는 “주민들이 부스에 들어가 비밀 투표를 했고, 누구든 후보가 될 수 있었다. 적어도 광둥에서라도 이런 선거 모델이 확산된다면 대단한 진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우칸 모델이 중국의 다른 지역으로 확산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의견도 많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2만원벌이 폐지수레는 영하15도 새벽을 가르고…
■ 박원순 “총선 전에 민주통합당 입당”
■ 차세대 전투기 공개입찰 전에…“MB, 오바마에 F35선정키로 약속”
■ 망신당한 검찰 “민주당 돈봉투는 초청장”
■ 8년넘게 철창서 짐승처럼 갇혀 지낸 장애청소년
■ 2만원벌이 폐지수레는 영하15도 새벽을 가르고…
■ 박원순 “총선 전에 민주통합당 입당”
■ 차세대 전투기 공개입찰 전에…“MB, 오바마에 F35선정키로 약속”
■ 망신당한 검찰 “민주당 돈봉투는 초청장”
■ 8년넘게 철창서 짐승처럼 갇혀 지낸 장애청소년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