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출신 아내의 뇌물수수·왕리쥔 감독 책임 등 혐의
보 지지자들 반발…미국내 중국인들도 ‘권력투쟁’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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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뒤흔든 정치스캔들의 주역이 된 보시라이(62) 전 충칭시 당서기가 부인의 부정부패 혐의 등과 관련해 수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공산당은 지난 17일 보시라이에 대한 ‘쌍규’ 처분을 내렸다고 홍콩 <핑궈일보>가 20일 보도했다. 쌍규는 공산당 당규를 심각하게 위반한 당원을 구금 상태에서 조사하는 제도다. 일본 <산케이신문>도 이날 복수의 중국 공산당 소식통을 인용해 보시라이가 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에서 구금돼 조사를 받고 있으며 완전히 실각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보시라이가 유명 변호사인 부인 구카이라이(52)의 뇌물 수수와 왕리쥔 전 충칭 공안국장에 대한 감독 책임 등 4가지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보시라이 몰락의 도화선은 가족의 부패 혐의와 관련된 수사였다는 내용의 조사보고서가 공산당과 정부의 고위 간부들에게 회람되고 있다고 미국 <뉴욕 타임스>는 보도했다. 지난 1월28일 왕리쥔이 보시라이의 가족이 연루된 부정부패 사건 조사에 대해 보고하자 “보시라이 동지는 이를 매우 불쾌하게 여겼고, 며칠 뒤 공안부의 승인도 받지 않고 왕리쥔을 공안국장에서 물러나게 했다”는 것이다. 이후 보시라이가 왕리쥔의 측근들에 대한 조사에 나서자, “2월6일 왕리쥔은 신변의 위협을 느끼고, 미국영사관에 들어가 협력과 거래에 대한 문제들을 논의한 뒤 정치적 망명을 공식 요청했다”는 내용이 보고서엔 담겨 있다.
하지만 이 보고서는 보시라이의 심복이던 왕리쥔이 왜 갑자기 보시라이의 가족이 관련된 부정부패에 대한 조사에 나섰는지는 설명하지 않았으며, 이 조사 자체가 보시라이 반대파들이 그를 겨냥한 ‘정치적 덫’이었을 수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일반적으로 보시라이 정도의 고위 지도자와 관련된 부정부패 조사는 지방정부의 공안이 아닌 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에서 나서는 것이 관례이기 때문이다.
‘좌파의 영웅’이었던 보시라이의 몰락 뒤, 일부 보시라이 지지자들의 반발 등으로 중국은 초긴장 속에 휩싸여 있다.
미국에서 발행되는 파룬궁계 반중국 신문인 <대기원시보>는 20일 보시라이의 신병 처리를 놓고 엄중한 처벌을 요구하는 원자바오 총리와 왕리쥔 사건은 보시라이를 몰아내려는 음모라고 주장하는 저우융캉 상무위원이 심각하게 대립하고 있다며, ‘내란 조짐설’을 보도하기도 했다. 이 신문은 양쪽이 병력을 베이징에 집결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베이징 중심가에 병력 증강 등 특별한 조짐은 보이지 않으며, 오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복수의 소식통이 확인했다.
중국 각지에선 보시라이 지지 활동을 철저히 금지하는 ‘홍색 지우기’ 작업이 벌어지고 있다. 충칭과 베이징에선 오랫동안 계속돼온 주민들의 혁명가요 부르기가 금지됐다고 <명보>가 전했다. 보시라이 면직이 “반혁명적 정변”이라 주장했던 극좌파인 쿵칭둥 베이징대 교수가 진행하는 인터넷 방송 프로그램은 19일부터 중단됐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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