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중대사 “못들었다” 말한뒤 번복
지난 26일 한-중 정상회담에서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북한의 광명성 3호 발사 계획에 대해 이례적으로 강도 높은 발언을 했다는 청와대의 발표에 대해 주중대사가 이를 부인하는 발언을 해 파문이 예상된다.
청와대는 당시 후 주석이 “중국이 북한에 위성 발사를 포기하고 민생 발전에 집중하도록 촉구했다”고 밝히는 등 북한에 분명하고 강한 메시지를 내놨다고 청와대가 강조했다. 그러나 정상회담에 배석했던 이규형 주중대사는 29일 한국 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민생 개선 촉구 발언을 듣지 못했다”고 얘기했다가 이후 이를 번복했다.
이 대사는 애초 “중국이 북한의 광명성 3호 발사 계획에 걱정과 우려를 하고 있고 뜻밖의 일로 받아들이고 있지만 북한에 대해 비난조로 얘기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당시 회담장에서는 양국 정상의 발언이 각각 상대국 언어로 통역되고 있었지만, 후 주석이 북한에 대해 민생 개선에 집중하도록 촉구하고 있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몇시간 뒤 “당시 회담 발언록을 확인해보니 중국은 북한에 위성 발사를 포기하고 경제 발전과 민생 개선에 다시금 주력하도록 권고했다는 내용이 분명히 있었으나, 내가 정확히 기억하지 못해 잘못 이야기했다”고 발언을 정정했다.
중국이 우리 입장에 동조한다는 것을 강조하려고, 청와대가 후 주석의 발언 수위를 부풀려 발표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있던 상황에서, 당시 현장에 있었던 대사의 석연치 않은 발언이 나온 셈이다. 중국이 북한의 광명성3호 발사에 강한 우려를 잇따라 표하면서 발사를 철회시키기 위해 움직이고 있지만, 북한과의 관계를 의식할 수밖에 없는 한국과의 정상회담에서 후 주석이 직접 북한의 민생문제까지 거론하며 발사 포기를 요구하고 있다고 밝힌 것은 이례적이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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