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리적 가격 결정할 것”
전세계 희토류 공급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이 정부 산하에 희토산업협회를 설립했다. 희토업계에 대한 중국 정부의 통제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8일 베이징에서 창립한 중국희토산업협회에는 바오터우철광과 중국알루미늄공사(치날코), 차이나민메탈 등 대형 국유기업을 비롯해 중국 전국에서 희토류를 채굴·제련하는 155개 기업이 참여했다고 <신화통신> 등이 9일 보도했다. 이 협회를 관할하는 공업정보화부의 쑤보 부부장은 “희토류 산업 부문의 건전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협회가 설립됐다”며 “희토업계의 질서를 잡고, 환경보호를 강화하며, 희토 관련 대형기업그룹을 설립하고 법규를 강화하는 것이 중요한 목표”라고 말했다. 초대 협회장을 맡은 간융 중국공정원 부원장은 “협회는 희토류 산업의 합리적인 가격 결정 체계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정부 산하에 희토산업협회가 설립되면서, 희토류 공급을 둘러싼 중국과 미국·일본·유럽연합(EU) 간의 갈등이 더욱 고조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협회가 수출 제한, 희토류 광산 개발, 생산업체 구조조정 등 희토류에 관한 전반적인 업무를 주관하고, 정부를 대신해 가격 협상자 역할을 하면서 가격 통제를 강화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협회는 희토류 무역분쟁 대처에도 나설 예정이다.
중국은 전세계 희토류 확인매장량의 약 36%를 보유하고 있지만, 전세계 희토 공급에선 90% 이상을 담당하고 있다. 희토류는 평면 텔레비전, 하이브리드 자동차, 휴대전화 등 첨단 전자제품 제조에 필수적으로 사용된다. 중국은 2010년부터 지나친 희토류 채굴과 업체 난립으로 인한 환경 파괴와 자원낭비에 제동을 걸겠다고 선언하고, 영세업체들을 합병·폐쇄하는 한편, 희토류 수출 쿼터를 대폭 축소했다. 이에 대해 미국·일본·유럽연합 등은 중국이 희토 수출 통제를 통해 세계 희토 가격을 급등시키고 국내 업체를 보호하면서 경쟁 기업에는 불이익을 주고 있다며 ‘자원 무기화’라고 비난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3월 세계무역기구(WTO)에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을 국제무역 규정 위반으로 제소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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