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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후진타오까지 도청하다가…
보시라이 몰락 ‘결정적 순간’

등록 2012-04-26 20:49

뉴욕타임스 보도…조사 나서자 왕리쥔에게 떠넘겨
지난해 8월,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충칭을 방문중인 마원 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 반부패 국장과 통화하려고 수화기를 들었다. 이 순간, 충칭의 누군가가 통화를 도청하고 있음이 특수장비에 감지됐다.

보시라이 전 충칭 당서기가 왕리쥔 전 충칭 공안국장을 동원해 후 주석을 비롯한 중국 최고 지도자들의 통화을 도청했으며, 이것이 보시라이 숙청의 직접적인 도화선이 됐다고 <뉴욕타임스>가 중국 당·언론계의 소식통들을 인용해 26일 보도했다.

후진타오 주석 등 베이징의 지도부는 보시라이의 도청이 ‘중앙에 대한 명백한 도전’이라고 여기고 격노했으며, 비밀조사팀 2팀과 공식 조사팀 2팀을 잇따라 충칭에 파견해 조사에 나섰다.

보시라이는 후 주석과 류광레이 충칭시 정법위 서기의 통화도 도청했다. 구이저우 출신인 류광레이는 1980년대에 후 주석이 구이저우 당서기로 재직하는 동안 인연을 맺은 긴밀한 사이로 후 주석 비서실과 핫라인을 가지고 있다.

보시라이는 충칭을 방문한 지도자들의 전화도 도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시진핑 부주석을 비롯해 우방궈, 허궈창, 자칭린, 리창춘 상무위원이 2010년부터 충칭을 방문했다. 보시라이는 긴밀한 관계였던 저우융캉 상무위원까지 도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도자들의 비밀이나 약점을 파악하고, 자신에게 어떤 태도를 가지고 있는지도 알아내려 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보시라이는 이를 이용해 차기 정치국 상무위원에 진입해 막강한 공안·사법 기구를 총괄하는 정법위 서기직을 노린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팀이 조사에 나서자 “보시라이는 책임을 왕리쥔에게 떠넘기려 했고, 왕리쥔은 보의 명령으로 한 짓이라고 감히 말하지 못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하지만 이후 왕리쥔은 “보시라이가 중앙 지도자들을 도청하도록 명령하는 등 중앙에 맞섰다”고 고발했다. 보시라이와 왕리쥔의 갈등은 커졌고, 목숨이 위험하다고 느낀 왕은 결국 2월6일 미국영사관에 들어가 망명을 신청했다. 이후 보시라이는 왕리쥔이 자신과 아내까지 도청한 것을 알게됐고, 왕리쥔 수하의 도청 전문가 왕펑페이를 체포했다.

보시라이의 도청은 중국 당국이 사회를 감시하려고 광범위한 첨단 도청망을 곳곳에 깔아놓은 상황이 결국 최고 지도부에 대한 도청으로 이어진 감시와 불신의 현실을 드러내고 있다.

보시라이는 당서기직과 당직을 모두 뺏긴 채 ‘심각한 기율 위반’ 혐의로 조사받고 있으며, 당국은 보시라이와 부인이 저지른 부정부패나 살인보다 도청을 ‘당의 단결을 깬’ 훨씬 심각한 범죄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가 끝나더라도 파장을 우려해 도청 문제는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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