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바오 사임’ 헛소문에
보시라이 가짜인터뷰까지
미·일 등 중화권언론 공방
중 좌우파 흑색선전 확대
보시라이 가짜인터뷰까지
미·일 등 중화권언론 공방
중 좌우파 흑색선전 확대
지난 6일 밤 중국 인터넷에선 ‘원자바오 총리 사임 임박설’이 파다하게 퍼지기 시작했다.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 회의에서 원 총리가 보시라이를 공격하다 다른 상무위원들의 압력을 받아 사임하게 됐다는 내용이었다. 이는 곧 헛소문으로 드러났다.
며칠 뒤인 지난 11일에는 <후지유칸>이라는 일본 언론에 보시라이 단독 인터뷰 기사가 실렸다. 보시라이는 영국인 살해 혐의를 받고 있는 아내와 10년 전 이혼하지 않은 것을 후회한다며, “다시 재기해 돌아오겠다”고 말했다는 내용이었다. 홍콩 <아주주간>이나 <보쉰> 등은 이 인터뷰가 보시라이의 건재함을 증명하려는 지지자들이 만들어낸 가짜 뉴스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보시라이 사건을 매듭지을 조사 결과 발표를 앞두고 ‘막후의 선전전’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고 본다. 이에 따라 언론보도도 보를 지지하는 좌파 세력과 그를 철저히 처벌하고 개혁을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하는 우파·개혁파 사이의 팽팽한 힘겨루기 과정에서 과장되거나 만들어지는 경우가 적잖다. 이는 중국의 미래 노선을 둘러싼 갈등이기도 하다. 보시라이 지지자들의 공격은 ‘개혁의 상징’으로 떠오른 원자바오 총리에게 집중되고 있다.
특히 중국에 6억의 네티즌, 3억의 웨이보 사용자라는 전례없는 여론 유통망이 갖춰진 상황에서, 해외 중화권 매체에서 양산된 소식들이 검열 만리장성을 너머 ‘수입’돼 중국 안에서 확대되고 있다. 보시라이와 그 세력을 집중공격하는 소식의 주요 진원지는 중국에서 금지된 종교단체인 파룬궁이 해외에서 발행하는 매체들이다.
파룬궁이 뉴욕 교외에서 운영하는 신문 <대기원시보>와 방송 <신탕런텔레비전>는 보에 대한 공격을 일종의 복수로 본다. 파룬궁은 보시라이와 그를 지원한 저우융캉 상무위원이 파룬궁 박해를 주도한 ‘피의 빚을 진 자들’이라고 부른다. <대기원시보>는 저우 상무위원이 보시라이를 지지했다 조사를 받고 이미 실권을 잃었다는 소식을 줄기차게 내놓고 있다.
이에 비해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더햄에서 운영되는 중국어 뉴스 사이트 <보쉰>은 상대적으로 중립, 객관적 태도다. <보쉰>의 창설자 왓슨 멍(47)은 1990년대 미국에서 유학한 중국인 엔지니어였고, 중국에 있는 친구들에게 해외에서 나오는 중국 관련 뉴스들을 모아 보여주던 취미를 사업으로 발전시켰다. <보쉰>은 지난해 ‘중국판 재스민혁명’ 관련 보도로 주목을 받았고, 지난 2월 초 왕리쥔 전 충칭 공안국장이 미국영사관에 들어갔다는 것을 특종 보도했다. 보시라이 부인이 영국인 닐 헤이우드를 독살했다는 뉴스도 처음 보도했다.
하지만 출처 불명의 기사를 올리다보니 많은 오보도 나온다. 2002년 보시라이가 자신의 비리를 조사하려는 국가안전부 요원을 죽이려고 비행기를 추락시켰다는 보도나 지난 3월 저우융캉과 보시라이가 쿠데타를 기도했다는 보도는 오보다.
보시라이 뉴스로 유명해진 또다른 매체는 뉴욕에서 운영되는 <명경>(밍징)이다. <명경>을 운영하는 호핀은 중국 관영언론에서 일했던 전문 언론인 출신으로 1989년 천안문 시위 유혈진압에 환멸을 느끼고 중국을 떠났다. 하지만 여전히 중국 정부내 일부 인사들과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해외 중국어 매체에 보도된 많은 충격적 뉴스들이 이후 사실로 확인되면서, 중국 공산당 내 일부 세력이 보시라이를 공격하려고 일부러 이들 매체에 뉴스를 흘리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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